주말 오후에 저녁거리로
트레이더스에서 초밥을 사러
23살 딸아이랑 갔다왔습니다
남편은 집에서 쉬고 있었고요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 많았고
그 틈에 장볼거리 사오고 진이 빠지는 바람에
집에 오자마자 딸아이랑
식탁에 앉아서 남편이랑 셋이서
사온 초밥을 먹으려 했어요
저희는 아침으로 죽 한그릇으로
간단히 때운 탓에 속도 미슥거리고
어지러워서 정신없이 두 입정도 먹는 순간
남편이 딸아이한테 물좀 떠오라고 하더라구요
앉은지 5분도 안 됐고
딸아이가 힘든 내색을 하자, 남편이 젓가락을 던지면서
기분 나쁜 티를 내더라고요
딸아이한테 던지지는 않았고
자기 앞에다가 던졌지만
너무 화가나서 뭐라고 하려는데
남편은 제가 말하기도 전에
별것도 아닌데 그냥 좀 떠오지..
가까이 있는 사람이 떠오는거다..
그렇게 치면 나도 일하고 와서 힘들다..
이렇게 뭐라고 화를 내는데
저도 화가나서 남편한테 따지듯 말했어요
그렇게 분위기가 안좋아지고
딸아이랑 저는 두입 먹은 채
식사를 끝냈습니다.
남편은 아랑곳 않고 저희가 사온
컵라면이랑 초밥 다 먹더라구요..
그리고 후에 얘기를 하는데
계속 별것도 아닌거
왜 못떠오냐 그러는데 평소같으면
저희가 남편이 앉아있으면서
가져다달라는거 다 가져다주고
식탁 차리고 물 대령하고
반찬 더달라고 하면
계속 리필해주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자기가 먹은 그릇들이랑
수저 젓가락들은 다 딸아이한테
갖다놓으라고 매번 그러고
저희는 남편 자리에 앉을때까지
숟가락 안 뜹니다.
그렇다고 집안일도
소홀히 하는것도 아니고
매번 남편 내조 그동안 잘 해왔는데
오늘 갑자기 이러네요.
그리고 솔직히 저희 밥먹을때도
사실 가끔 힘들어요.
밥 한숟갈 뜨려는 순간
맨날 물떠와라 뭐 달라
계속 시켜서 저는 남들 다 먹었을때
제일 마지막에 한 술 뜨거든요.
그것도 쌓이는 바람에 힘들었는데..
이게 그렇게 뭐라고
화낼만큼 크게 잘못한건가요..?
원래 저희가 싸우는 일이 없고
사이가 좋은데 딸아이가 많이 놀랐나봐요..
남편이 그렇게 화를 내니까
참다가 내가 죽일놈이라고
다 내잘못이다
내가 죽어야지 라고 하면서
울고 소리지르고 미친 사람처럼
자기 허벅지를 주먹으로
때리더라구요..그것도 엄청 세게요..
지금은 각자 방에 들어가있는데
딸아이 23년간
그런 모습 처음이라 좀 충격받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