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저희 가족끼리만
제사를 지내서 모든 음식은 엄마 몫이에요
(엄마, 아빠, 저 이렇게 셋입니다)
이번에 제사라 엄마가 음식을 하는데
혼자 아침부터 각종 음식들을 준비하셨고
저희 아빠는 아침부터 친구들 만난다며
나갔다가 점심 쯤에 집에 도착했는데
집에 온 아빠가 쇼파에 앉아 쉬고 있는
엄마보고 한게 도대체 뭐 있냐고
짜증을 내셨고
아침부터 엄마가 허리야, 어깨야 하시며
쉴틈도 없이, 혼자 아침부터
전이며 튀김, 나물, 국, 수육, 기타
각종 음식들을 준비하셨고 이제 막 쉬던 참이였는데
분주히 음식 준비하시는 걸
본 저로서는 그런 아빠가 이해도 안 되고
분노가 치밀더군요
그래서 엄마한테 가서 아빠 다 들리게
엄마한테는 남의 집 조상인데
왜 이런 소리듣고도 하냐며 앞으론
아빠한테 다 맡기자고 말하니
아빠가 눈 뒤집히더니 저한테 오더니
왜 남의집 조상이냐?
니가 어디서 났는데 그런 소리냐
시집가서 그런 소리하면 소박맞는다
가정교육 그따위로 시켰냐
한껏 퍼부으시고는 나가셨네요.
저는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이런 상황이 오면 손이 떨리고
눈물밖에 안나와서 아무말도 못하고 듣고만 있었어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에요.
아빠에게 제사란 너무나 당연한거고
그 모든 수고로움은 엄마 몫이죠.
당연한 것이기에, 그 어떤 고마움이란 있을 수도 없구요.
엄마는 제게 말이 통하는 사람에게 말을 해야지
아빠는 자기가 뭘 잘못한줄도 모른다…
이미 해탈하신거죠.
그 말이 저는 더 속상하고,
혼자 외로웠을 엄마 생각하면
너무 슬퍼요.
제가 아무리 무슨 말을 해도 아빠는 이해조차 못하세요.
세대의 간극인건가요?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겠죠?
가부장적 아빠와, 해탈하고 순종적인 엄마의 모습.
시대는 변했고, 생각도 변했기에
저는 더더욱 아빠를 이해할 수 없고
그런 아빠를 보고자라서 결혼도 하기싫어졌어요.
추가
저희집 부모님은 연세가 50대후반 이세요.
그 세대 여느 부모님들처럼 아빤 가부장적이시고
엄만 그런 아빠한테 별 말없이 순종적이시죠.
기억은 안나지만….유치원생,
그 어린 나이에도 엄마 시집살이하는걸 보고
자라서 그런지 유난히 엄마에게 애틋하고,
아빠가 조금이라도 시집얘기나
엄마한테 잘못하는걸 보면
제가 더 날카로워지고 해요.
(할머닌 같이 사셨고
제가 초등학교 들어갈때쯤 돌아가셨어요)
그 시대 사고상으로 제가 이해를 해야하는 걸까요?
20대인 제가 이해하기에
아빠는 너무 부당하고, 불합리하고, 낯설어요.
아빠랑 술 한 잔 하면서 얘기가 나오면,
아빠 당신은 엄마가
자기 어머닐 싫어하는게 너무 싫대요.
아니……본인 어머니가(제겐 할머니)
자기 마누라한테 한건 생각도 안하고
그저 자기 어머니가 고생해서
나를 이만큼 키워놨는데…하며…
울 아빠는 할머니 생각하면 애틋한거죠.
엄마는 타지에서 아빠 하나만 보고 넘어왔는데
친구도 친정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왔더니
집에선 시어머니가 시집살이 시키고
사랑하는 남편은
내편은 커녕 중간역할도 못하고
왜 우리 엄마랑 사이가 안좋냐
비위도 못맞춰주냐 구박했을게 뻔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