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아버님은 식사하러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불평불만임
이건 이래서 맛 없고
저건 저래서 맛없다 하며
옆사람 밥맛까지 뚝 떨어지게 하고
술은 꼭 소맥으로 5~6잔은 마셔대서 한번씩
꼭 말실수하고 다들 먹어서 일어나고 싶은데
술 한방울만 남겨도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이라
시조카가 지루해져서 칭얼칭얼대도
끄떡도 안 하고 꿋꿋하게 혼자 술 마심
그리고 꼭 내 밥그릇을 확인함
한숟갈만 남겨있어도 왜 이렇게 안 먹냐
막내며느리는 너무 안 먹는다, 이렇게 2년 째
2년째 시전중인데 정~~말 스트레스임
그러던 중 이번 주말에 회를 먹으러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회 나오자마자
회를 너무 두껍게 썰었네
스키다시가 맛이 없네, 초장이 맛이 없네 등등
맛있게 먹고 있던 나는
짜증이 솟구침과 동시에 밥맛 떨어짐
그래서 그때부터 반찬을 안주삼아 맥주만 홀짝렸는데
시아버님의 공격이 들어옴
회 먹으러 왔는데 왜 맥주만 마시냐 회를 먹어라
상추랑 깻잎에 싸먹어라 야채가 얼마나 몸 좋은데
좀 팍팍 먹어라 이러길래 나도 모르게 시아버님한테
“회도 두껍게 썰어서 맛없구요!
스키다시도 신선하지 않아서 먹을게 없구요!
초장도 맛이 없네요!!
그런데다가 아버님 옆에서
계속 그렇게 상기시켜주시니
식욕이 더 똑 떨어져서 안먹고 싶어요!!”
순간 싸~함.정적…나도 말해놓고 움찔함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남편도 동공지진나고 형님은 눈동자가 요리조리…
5분같은 5초가 지났나
?갑자기 시어머니가 박장대소하시며 말씀하심.
“아이고~~~~내 속이 다 시원하네ㅎ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외식 나와서 잔소리 쫌 그만하쇼!!!!!!”
그러자 아주버님,형님,남편도 다 웃고
참고로 우리 어머님
결혼후 2년동안 나한테 전화한게 5번이나 되나?
용건있으셔도 대부분 신랑에게 하시는 분임.
며느리 귀찮게 안하신다고~~
그나마도 전화하셨다가 근무중이라고 하면
(교대근무라 근무시간이 매번 다름)
소스라치게 놀라시며 일하라고 고생한다고
얼른 끊자고 하시는
엄청 배려해주시고 좋으신 분임 어머니 사랑해요
암튼 시조카도 어머님 하도 깔깔대서 웃으시니까
그 모습보며 같이 자지러지게 웃고
시아버지만 얼굴 벌개지셔서 헛기침만 계속 함
나는 웬지모르게 다시 식욕이 솟구쳐
회 엄청 먹고 매운탕에 밥 한공기반 뚝딱하고
후식으로 입구쪽에 아이스크림 셀프바?도 있었는데
그것까지 시조카랑 퍼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
간만에 아주 만족스런 외식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
시아버지…설마 다음 외식때 또 잔소리 폭격 안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