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의 바람을 모른 척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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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내가 바람 핀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내는 자기가 철저히 숨겼다고 생각하지만

너무나도 티가 났고 자연스레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지나가는 바람이겠지 생각했습니다.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그냥 참았습니다.

계속 모른척했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더니

그렇게 바람을 10개월 동안 폈습니다.

그동안 저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 차에서 감정을 다스리고

혼자 있으면 언젠가부터 손톱을 깨물고

중얼거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만큼은 티 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 달에 한 번씩 꽃다발을 사 갔고,

주변의 맛집, 레스토랑을 알아봤다가

아내를 데리고 가서 같이 먹곤 했는데

결제하려고 기다리는, 창문에 비친 제 모습이

왜 이렇게 처량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가 바람핀 지 11개월이 됐을 때,

아내가 가고 싶다고 말했던

해외 여행지로 같이 놀러 갔습니다.

아내는 엄청 행복해하는 것 같았고

저녁에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새벽까지 깊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이었던 건, 아내가 먼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꺼낸겁니다.

저를 가만히 한참 바라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전부터 바람 피우고 있었다고..

막상 결혼 해보니 자꾸 후회가 들었고

작은 계기로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됐다고..

언젠가부터 제가 눈치를 챈 거 같아

만남을 조금씩 줄였고

그럼에도 계속 잘해주는 나의 모습에

마음을 고쳐먹고 여행 일주일 전에 

다 정리하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제 손을 붙잡고선

정말 미안하다고 울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눈물이 안 났습니다.

아내가 울기에 안아줬지만

슬프지도 않고, 화나지도 않더라고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내가 바람 피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는데

아내의 고백을 들었을 땐

진짜 어떠한 감정도 들지를 않았습니다.

그저 지금이 내가 아내를 놓아줄 때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여행이 끝나면 이혼하자고 말했습니다.

아내가 울면서 미안하다고 빌어도

그냥 달래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지난 수개월 간 

아내를 놓아줄 준비를 했던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 여행이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잘 놀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혼 절차를 밟으려

준비 중이고요.

언제가 기회가 된다면

뒷 이야기를 들고 다시 오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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