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결혼 예정이고
신혼집에서 미리 같이 살고 있어요
아직 혼인신고는 안 했구요
근데 2달 같이 살아보니 저 못살겠습니다
음식 때문에 은근히 스트레스 받아 못살겠네요
제가 아구찜을 엄청 좋아하는데
뭐 자주는 아니지만 2주에 한번? 시켜먹습니다
처음엔 아구찜(소) 시켰어요
근데 살만 다 지가 발라먹대요?
뼈에 조그만하게 붙어있는 살도 다 쏙 빼먹어요
먹는 속도도 빨라서 저는 뭐
뼈나 남는거 먹었죠 심지어 콩나물도 다 먹어요
남는거라곤 뭐 뼈나 비개…? 양념뿐…?
그래서 나중엔 중자리 시키자 했어요
그랬더니 돈 아까운줄 모른다며 저한테
자긴 아구찜 별로 안좋아 하는데
니가 먹자해서 억지로 먹는건데
뭐하러 돈아깝게 중자리 시키냐면서
자긴 얼마안먹을거니 소자시키래요
그래서 소자 시켰죠
물론 다 지가 처먹대요?
그담번에도 입발린말에 속아 또 소자 시켰죠
다지가 처먹습니다
다음번엔 뭐라하든 말든 그냥 중자 시켰어요
그땐 몇가락 집어먹더니 맛없다 안먹을래
이러더니 너 그거 다안먹음
알아서하라고 돈아깝다
어쩐 다 뭐라하더라고요
돈 우습게 안다면서요
차라히 너 먹지말라 맘편하네 하며
저 맛있게 잘 먹었죠 느긋느긋~~
근데 왜 뼈 싹싹 다 안발라먹고
비게도 왜 다 안먹고 남기냐네요
돈아깝게 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
이래서 내가 너 중자못시키게 한거라며 ᄏᄏᄏᄏ
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
다발라먹었는데ᅳᅳ..
뭐 뼈까지 씹어먹으라는건지..
참다참다 폭발했습니다 파혼하자고..
뭐 이런걸로 파혼하냐 그러겠지만
전 못살겠네요
미역국 끓여놓으면 소고기만 골라 처먹고
소고기무국 끓여놔도 소고기만 처먹고
소고기장조림 해달라고 하도
찡찡대길래 해줬더니
그것도 계란하나도 안먹고 소고기만 처먹고
돼지김치찌개는 돼지고기만 처먹고
돼지김치찜해달래서 해주면 또 돼지고기만 처먹고
김치는 아예 손도 안댑니다
그럴거면 왜 돼지김치찜 먹죠?..이유가 궁금함..
아ᅳᅳ 육계장해도 소고기만 빼먹고 안먹어요
그럴거면 그냥 고기만 먹으라고
소고기랑 삼겹살 구워주면
사람이 어떻게 고기만 먹고 사녜요
그리고 뭐 먹을건데
같이 먹을래 하면 배부르다 싫다
새벽이라 살찌는데 먹고싶냐 핀잔주면서
막상하면 다 지가 처먹고
계란후라이 먹는데 자기도 먹을래?
이러면 안먹는다해놓고 자기 한입만 이러더니
다처먹길래 또 해오면 그것도 다처먹고
그래서 자기 또먹을거지 나두개한다? 이러면
싫다고 그래서 한개해가면 또 한입만 이러고——
안먹는다하지않았냐고
싫다고 먹을거면 니가 해먹으라 하면
음식가지고 치사하게 군다며 뭐라하고
라면먹으려고 자기도 먹을래? 이러면
눈 붓는다고 싫다고 해놓고
막상 끓이면 한입만 이러고 거의 다처먹고..
전배고파서 밥 말아먹으면
돼지같이 밥도 말아먹는다하네요ᅳᅳ
그래서 니가면 다먹지 않았냐하면
지는 한입밖에 안먹었는데 뭔소리하냐며
니가 다먹어놓고
자기 한입먹은거가지고 뭐라한다며
치사하다그러고 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
아… 진짜 개짜증나네요
안당해본사람을 몰라요 얼마나 짜증나는지..
후기
저 댓글 빠짐없이 다 읽어봤습니다
많은분들이 말씀하셨던
식판 저두 해봤지요
치사해죽겠답니다
지가 어릴때 엄마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는 음식을 잘못하니
누나랑 밥에 김치만 먹은적이
얼마나 많은 줄아냐고 굶은적도 많다고
넌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애지중지 키우셨으니
얼마나 맛있는걸 많이 먹고자랐겠냐고
나한테 국에서 소고기 조금 더주는게 아깝냐고
내가 어릴때 이런사정이 있었다하면
자긴 내가 안쓰럽고 그동안 고생많았겠네 하면서
고기한점 더 챙겨줬을거라고 하네요
ᄏ
말은 잘합니다 저만 아주 나쁜뇬 만들어요
제가 음식가지고
뭐라할때마다 맨날 저 얘기해요
저는 어릴때 부모님사랑
듬뿍받아 맛있는거 많이 먹고 자라
서 지금은 돼지김치찌개해도
김치만 먹어야하고 지는 어릴때
사랑못받고 맛있는거 못먹고 자라서
돼지김치찌개해도 돼지만 먹을수 있나봐요
저 욕 진짜 안하는데 이번에 이런일들 겪고나면서
욕 엄청 늘었네요
(댓글에 이거 글 프린트해서
시부모 보여달라는거 있길래
말씀드리는건데 어머님 안계시고
아버지랑은 서로 가뭄에 콩나 듯 연락해요
누나는 일때문에 중국가있어요
집안자체가 서로 한테 다 관심도 없고
각자 알아서 살자 이런분위기랄까요..?)
아니 근데 진짜 이해를 못하겠는게
안먹는다해놓고 왜 다 뺏어먹냐 이거죠
치사하다 어쩐다 얘기하는것도
제 앞에서 대놓고 얘기하는것도 아니고
뒤에서 혼자 궁시렁 궁시렁대요
(아니 내가 한입먹은거가지고
되게 뭐라하네~ 아 치사해~서러워죽겠네~
외동도 아니면서 음식에 뭐저리 욕심이많아?
아이고~ 먹는거보소)
아- 이래요..
제가 듣다듣다 화나서 지금 뭐라했냐고
궁시렁대지말고 일로 와서 얘기해보라고
소리지르면 왜소리지르냐고
감정조절 못 하녜요 미쳤다고요
그리고 또 혼자 중얼거려요
(그거 한입뺏어먹었다고 화내는거봐~
무서워 한입 달라고도못하겠네~)
이런식….?
아진짜..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날라가서 뺨이라도 한대치고 싶을정도에요
그리고 웃긴게 저 연애 3년했어요
연애할때 전혀 몰랐네요
아 한가지 생각나는거라곤 처음으로
1박2일 놀러가서 꽃새우 먹고싶어서
수산시장에 꽃새우 사러갔어요
지는 비려서 절대 안먹을거라고
10마리만 사라해서
10마리사고 아줌마가
서비스로 4마리 더 주셨어요
그리고 펜션와서 먹는데 꽃새우 무슨맛이지?
한마리 먹어볼까 하더니
음..괜찮네? 이러고 다처먹어요
제가 뭐하는거냐 왜 안먹는다해놓고 다먹냐하니
미안해 맛괜찮네 내일 또사줄게
많이먹자 이러더라구요 그땐
궁시렁대지도 않았고 말
도 이쁘게 애교스럽게해서 뭐 별로
크게 문제삼지 않았어요
근데――같이살아보니
하.. 저정도일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그사람 제가 파혼하자하니
드디어 음식에 미쳤다고
정신나갔다고 날뛰더니 제가 단호하게
내가 돼지새끼고
나 혼자 다 처먹고싶어서 그러니 파혼해야겠다
그러니까 그제야 미안하다하면서
또 엄마가 일찍돌아가셔서 아빠가 음식을 못하니….
얘기꺼내는데
………
아 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
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
진짜.. 아 뭐라 글로 표현해야될지 모르겠네요
근데 웃긴게 하도 옆에서 치사하다 그러니
진짜 치사해지나봐요
저 사실 아구찜 소자시킬때
그사람이 또 다처먹을까봐 별로
못먹게하려고 그사람 매운거 못먹는데
일부로 몰래 전화해서 엄청 맵게좀 해서 갖다달라했어요
저는 매운거 잘먹으니까요!
근데 .. 맵네 어쩌네 하면서
헥헥거리며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기여코 살 다 발라먹대요 ᄏᄏᄏᄏ
ᄏᄏᄏᄏᄏ
ᄏᄏᄏᄏ
댓글에 아귀로 아구창 때리고싶단말 있던데
전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요
그사람 생긴거 잘생겼어요
남들이 다 부러워할만큼요
능력도 좋아서 돈도 잘 벌어와요
근데 그럼 뭐합니까??????????????
잘생긴거 다 필요없고 능력좋아 돈 잘벌어와도
아구찜 소자리 28000원이고 중자리 33000원인데
5000원 더 비싼 중자리 시키면
돈 우습게 안다 돈 아깝다 뭐라하는데――
제가 집에서 딩가딩가 노는것도 아니고 저 일해요
근데 왜 저러는건지 정말 이해못하겠어요
아..다음에는 댓글분들처럼
생선발라주고 밥도 천천히 먹어주고
살코기도 저 먼저 챙겨주는
그런사람 만났으면 좋겠네 요..
그사람이 먹는 속도가 빠르니
저도 같이 빨리 먹으려고 하면 체하고..
그렇다고 천천히 먹으면 맛있는건
다 지가 처먹고 없고…
음식가지고 이런 생각하는것도
괜히 쪼잔하고 제 자신이 비참하고
참하게 느껴지고 얼마나 서럽던지요…..
그래도 저 혼인신고 안한거에
엄청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