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3년만에 이혼했습니다
이 남자는 부부싸움을 하면
매번 욕하고 물건 부수고 그래요
처음에는 저도 참다가
계속 참고 당해주니 날 호구로 보나 싶어
언제부턴가 욕하면 욕으로 갚아주고
물건 부수면 같이 때려부쉈어요
그렇게 저희는 이혼을 하게 되었고
이혼 며칠전 부부 싸움으로 냉전중이었고
문자로 설전을 벌였는데
이날 밖에 있다가 죽인다고 쫓아와서
문을 잠그고 안 열어줬습니다
근데 이 남자가 제 친정 부모님을 찾아갔고
친정부모님이랑 이 사람 셋이서 커피숍에서 만나
제 얘기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원래 같았으면 남편이 집와서 난리를 쳤어야 됐는데
집도 안 오고 느낌이 이상해서
친정집에 갔다가 그 장면을 본거예요.
엄마 말씀은
씻으러 집에 갔더니 내가 문을 안 열어주더라,
정신이 이상하니 병원을 데려가봐야 될 것 같다는
식의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친정부모님은 무슨 죄인가 싶은데
문제는 제 친정부모에게
내 험담을 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이 사람이 부부문제를 가지고
저희 친정부모에게 얘기하게끔하는
행동을 누가했냐 이거예요
사실 저희 엄마는
저 어릴 적부터
남친을 만나든 친구들이든 뭐든
인연이 생기면 나한테는 비밀로 하라고 하고
희생하는 엄마인척 다가가
뒤에서 연락해 만나서
내 연애사며 교우관계든 듣고와
내 자존감 깨부수는 소리를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남녀사이에 있을법한 얘기들
둘사이만 아는 얘기인데
그런 얘기까지
남친들 슬슬 구슬려서 얘기하게끔 들은다음에
저한테 와서는 그 애 못쓴다, 헤어져라.
친구들 만나서 슬슬 구슬려 들은 다음
저한테 와서는 이간질.
문제는 뒤에서 만나고 연락한 사실을 숨겨서
저 혼자 바보가 됩니다.
제 사람들을 만날 때 항상
딸이 신경이 예민하고
알면 난리나니 말하지 말라면서로 시작하구요.
싫어하는 줄 알면서 왜 할까요.
이 남자가
친정부모를 찾아가 내 험담을 한 게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단 사실과,
그 동안 엄마가 우리 부부사이만 아는 얘기를
은연 중에 한번씩 흘리셨는데,
그때마다 물어보면 내가 예민하다,
의심병있느냐로 몰아가서 내 문제인가보다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제야 모든 게 이해가 됐단 것.
제 성격은
부부불화로
밤마다 눈물로 지새며 마음에 병이 와도
친구는 물론 친정식구들, 시댁에까지
남편 욕이 내 얼굴에 침뱉는 짓이지란 생각으로
혼자 가슴앓이했던 스타일이라
내 가정문제를 알 턱이 없었어요.
근데 언젠가
친정오빠가 나한테
니네 쇼윈도 부부같단 소리를 했는데
그 얘기 역시 이제야 이해가 됐고,
친정 동생이 혼자 외로우니
강아지 키워보라 권유하길래,
내가 왜 혼자냐 형부 있는데 했더니
피식~웃더라구요. 그 행동 역시 이해가 됐어요.
모든 상황을
엄마는 전남편 구슬려 들었고
그 얘길 형제들한테 했구요.
나만 몰랐던 거예요, 나만 …
제 느낌으로 친정집앞에서
셋이 만난 걸 확인하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테고,
의심병에 신경예민한 애로 계속 몰이 당했겠죠.
어릴적부터 차별속에
우리엄마가 계모가 아닌가란 생각을 하고 컸어요.
그럼에도불구하고 한 인간으로서
여자로서의 삶이 안타깝다여겨
연민의 감정으로 그동안 엄마를 바라봤는데
더 참다가는 내가 죽지싶어서요.
이제 지긋지긋한 인연 끊으려합니다.
이 상황,
전남편과 친정부모님의 행동이
나만 이해 안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후기
결국 저는 이혼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제 결정에 흔들리지 않고
제 인생 잘 살아보려 합니다.
댓글 하나하나 읽으며
눈물도 나고 힘도 얻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마음이 답답해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고해서
찾다가 판에 글을 올리게 된 건데
베스트까지 오르니 얼떨떨 하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외로웠고
전 남편과 싸우며
친정식구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며
내가 문제인가 수없이 자책하며
스스로를 채찍질 했어요.
아직도 극복하기엔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소한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란 걸 알았으니…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