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있음) 시어머니가 집에 쫓아왔어요

이번 설날에 시댁가서 밥 먹는데

시어머님이

며느리들이 전화도 안 하고

요즘 말처럼 내가 며느님들 모신다면서

울먹이시더라고요, 아무도 신경 안써준다며

삐지셨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신랑이

연차내고 저는 프리랜서라

시간 맞춰서 둘이 데이트하면서

지나가는 길에 시부모님 좋아하시는

누룽지백숙 집이 있어서

우리 먹고 포장해서 갖다드릴까 싶어서

시어머니한테 전화했어요, 전화 받자마자

“야, 니가 무슨 바람이 들어서 전화를 다 주셨니?

난 니 전화는 받는 것만 되는 줄 알았다?

너네는 꼭 말로 해야 연락하니? 어차피 집에서

쉬엄쉬엄 일하면서 가끔 전화해서

점심 같이 먹자고 하면

어디가 덧나니? 나 데리러 와라

뭐 해먹기도 귀찮고 콩국수나 먹으러가자”

하시네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엄마 우리 데이트하는데 엄마 좋아하는

백숙집 지나가니 OO이가 포장해서

갖자 드리자고 전화한거야

통화하는 거 들어보니 그럴 필요 없겠네

나중에 전화할게 하고 아들을 외치시는데

남편이 그냥 끊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누가 초인종을 눌러서 보니 1층 현관에 시어머님이 계시네요. 

당황해서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그 사이 누가 나갔는지 들어갔는지 

올라오셔서 문 두드리고 

“야 너 안에 있지? 문열어!”하며 소리 지르시네요.

문 안열고 지켜보고 있었고

계속 문 두드리고 하니 옆집 개도 짖고

사방에서 개 짖고 해서

민원 들어왔는지 경비아저씨가 오셔서 

가시라고해서 가셨네요

이걸 나중에 신랑에게는 뭐라 해야 할까요? 

미치겠네요.

추가하자면

저는 삽화그리는 일을 해요.

주로 작업을 집에서 하기 때문에 거의 집에 있어요.

시댁과는 차로 10분 정도에요. 

결혼 초반에는 심심하다고 수시로 집에 오시곤 하셨는데 

제가 일하느라 안된다고 

오지 마시라고 해도 오셨었죠. 

한번 신랑이 화낸 후로 한동안 안오신거에요.

후기

댓글들 정말 감사드려요.

어제 시어머니 오셨을때 그래도 

금방 가실줄 알았는데 

거의 1시간 반정도 계셨던거 같아요. 

처음엔 초인종 누르고 문 당겨보시고 하시다가 

조용해서 가셨나 했는데 

저한테 전화하고 카톡하거나 하셨나봐요. 

제가 차단해놔서 반응이 없자 분하셨는지 

문두드리고 소리지르고 하신거 같아요. 

그렇게 삼십분 넘게 하셨고요.

집에서 넋놓고 있는데 신랑이 외부미팅이 빨리 끝나서 

바로 퇴근했다고 일찍 왔더라고요. 

제 모습을 보고 무슨 일있었냐고 하는데 

미리 말을 생각해 놓지 않아서 너무 당황했었어요. 

그래도 댓글도 보고 

나가 있었다고 해야할 것 같아서 그대로 얘기했어요. 

집이 덥고 바깥 공기도 쐴겸 나가서 

커피한잔 하고 돌아오는데 경비아저씨가 

나한테 오셔서는 시어머니가 와서 

우리집 현관문 두드리며 폭언하면서 

나오라고 소리지르고 계셨다고요.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와서 왔는데 나가고 

집에 없다고 하고 보냈다고요.

실제로 윗집 아주머니와 경비아저씨가 

초인종 누르면서 가셨다고 괜찮냐고 물어보셨어요. 

저희 라인 바로 앞에 경비실이 있어서 

왔다갔다하면 항상 인사하는데 

오늘 나간거 못봐서 집에 있는것 같았다며 

걱정해 주셨어요. 

가시면서도 아들집에 맘대로 못오냐며 

기분나쁘다고 뭐라 하셨다나봐요. 

제가 얼굴이 안좋으니 이렇게 예쁜 며느리 

왜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고 하시는데 

진짜 눈물이 왈칵 나더라고요.

집이 편안해야 하는데 현관문만 쳐다봐도 

가슴이 쿵쾅쿵쾅하고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거 같더라고요. 

또 오실것도 같고 안되겠어서 

아침에 작업도구 다 챙겨서 

신랑 출근할때 같이 나와서 친정 와있어요.

어제는 제가 너무 정신없어하고 

신랑도 생각 좀 해봐야겠다고 해서 같이 있었고 

오늘 신랑이 아주버님도 오시라 해서 

시댁에서 담판을 짓고 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이제는 더 이상 제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달라지실것 같지도 않으니 

진짜 당분간은 안보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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