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할아버지께서 재산정리를 하셨어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있는 땅 파시고 그러신 거 같은데
5남매에게 각각 3억씩
손자들에게는 3천만원 손녀들은 3백만원…
40년간 할아버지, 할머니 모신 어머니한테는
고작 천만원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5년전에 돌아가셨어요)
제사 명절 뿐만 아니라
친척들 모든 행사도 저희 집에서 했고
툭하면 놀러와서 옥상에서 고기 구워 처먹고
그거 나르고 치우느라
우리 엄마 무릎이 사람 무릎 아닙니다,
솔직히 막말로 노비가 따로 없었죠
저희 엄마가 할아버지한테는 서운한 이유가
오로지 돈을 적게 줬다는 문제보다는
그간 모신 댓가가 겨우 이정도인가
손자들은 3천만원 받았는데
40년 모신 엄마한테는
고맙다 고생했다는 말한다디 없이
통장에 천만원 보내놓으신 게
너무 분통하시다고 밥도 잘 안드시고
집안일도 안 하시고 누워만 계십니다
여기서 저도 화나는 건
그런 저희 엄마를 돈 안줘서 삐진 사람
취급하면서 욕심 많다느니 뒷말을 하던
할아버지가 엄마한테 와서는 한다는 말이
왜 돈이 적냐? 였습니다
저 말 들은 저희 엄마는
고모들한테 이제 너희들 아버지
너희들이 모시고 살으라고 말하고
이혼하고 집이라도 나가 살고 싶은데
돈이 없어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게
너무 분통하고 죽겠다십니다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살 작은 전세정도는 신랑이랑
이야기 해서 얻어드릴수는 있지만
평생을 친구도 없이 오로지 뒷바라지만
하시다가 혼자 나와 사신들 괜히
또 마음에 병나시지는 않을까
또 진심은 맞으실까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할아버지께 뭐라고
제가 나설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저 답답합니다
아버지는 매일 취미생활로
나돌아 다니시느라 집에 계시는날이
손꼽고 필요한 생활비정도만 주세요
이번 명절 준비에 장도 안보시고
두손 놓으셨는데(아버지는 신경도 안씀)
할아버지가 고모들한테 다 일러서
전화 문자 폭탄이 떨어진다고
꺼두신 상태입니다
일단 이번엔 신랑에게 양해구하고
엄마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뭐라고 하거든 제가 싸울 마음으로
있어보려고 합니다
엄마도 꾸역꾸역 돈을 받아내려고
그러시는거 같지는 않은데
속은 뭐 모르죠…
어떻게 해야 할는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추가
조언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네요
저도 그간 자라오며 안싸워본건 아니었어요
고모도 같은 여자고 며느리면서
어찌 엄마에게 그러냐
작은 아버지도 딸 있으면서
시집가서 우리엄마 처럼 살면 좋겠냐
할아버지께도 엄마 볼일보면
알아서 좀 챙겨드시라 밥없느냐
반찬없느냐
(외가에 일이 있어 가실때에도
밥안주냐 전화오시고
차려 줄때까지 안드심
이웃집 아줌마한테 부탁하고
간적이 한두번이 아님)
그리고 이런거 저런거는 좀 손수 하셔라
아빠는 저도 포기한지 오래구요
그런데 정말이지 말이 안통합니다
아니 그냥 대화 자체가 안됩니다
이러이러 하지 않느냐
어디 어른한테
이러니러 하지 않느냐
싸가지가 없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다 끝나요
저게 대화일까요?
겪어본사람만 알거라 생각해요
제가 정신병 걸릴거 같았어요
자식인 제가 왜 안뒤집고 싶고
천불이 안날까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이유는
엄마가 강단있게 행동을 못하세요
그래도 가족인데 그래도 가족인데..
하며 항상 결국 수용하셨고 굽히셨고
그러니 제가 뭘 더 어떻게 할수 있는게
없더라구요
그냥 제가 엄마를 더 챙겨드리는거 밖에는..
가족이니 나하나 희생하자 참으셨는데
저런 취급 받으니 터지신거 같긴해요
제가 괜히 종용해서 억지로 억지로
갈라놓으면 엄마 마음이 편할까
정말 그걸 바란걸까 염려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솔직하게 묻고 듣고
제가 집안에서 욕을 박터지게 먹고
호로자식 되는한이 있어도
그냥 넘기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