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물둘 여대생입니다
저는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부모님이 맞벌이라 늦게 오세요
지지난주 수요일에
부모님은 일 나가셨고
저 혼자 집에서 과제를 하고 있던 중
갑자기 누가 문을 두드리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무서워서
사람 없는 척 했어요
근데 계속 문만 두드리고 말도 안 해요
택배면 택배요 라고 벨을 누를텐데
아무 말도 안 해요
겁을 먹어서 몰래 인터폰 화면을 켰는데
검정색 B 이니셜이 있는
야구 모자를 쓴 남자였어요
처음에는 집을 잘못 찾아왔나해서
그냥 다시 과제를 하려는데 갑자기 현관문을
열려고 문 손잡이를 돌리는거에요.
너무 놀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방문 잠그고 가만히 있었어요.
한시간쯤 뒤에 경비실에 전화를 해서
cctv를 확인 해달라고 했는데
그 시간대에 모자 쓴남자가
저희 라인에 들어온건 없더라구요.
그러고 부모님께도 말씀드렸더니
그냥 시험기간이라 예민한거라면서
한번 더 그런 일이 있으면
경찰에 전화를 하라고 했어요.
이 일이 있고 학교 일도 너무 많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서 새까맣게 잊고있었어요.
그리고 오늘.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있는데 벨이 울리는거에요.
택배가 왔나 하고 인터폰 화면을 봤는데
그 남자인거에요.
깜짝 놀라고 겁을 먹어서 잠깐 멈칫했지만
곧바로 경비실에 전화를 해서
한번 와주실수있냐고 말했어요.
그리고 문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보려는데
문손잡이를 흔들면서
“집에 있는거 다 알아”
이러는거에요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경찰에 전화를 했죠.
집 앞에 경비원이 오셨을땐
아무도 없었고 경찰도 cctv기록만 갖고 돌아갔어요.
오늘은 경찰분이 학교까지
데려다주셨는데 앞으로는 정말 모르겠어요.
아침엔 다 같이 출근하고
등교하는 시간대라 무섭지가 않지만
이제 곧 방학인데.
집에도 제대로 있지못하나요?
도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원수를 지거나 빚이 있는것도 아닌데
미칠거같애요
그리고 현관이나 엘레베이터 cctv에
그사람이 없는거 봐서는 우리 동 주민같다고 하는데
그게 더 무서워요.
제가 오버하는건가요?
아니면 이럴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죠?
후기
2주 전이었나요?
너무 답답하고 해결이 안되서
판에 글을 올렸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범인 잡았어요.
근데 결말은 좋지 않네요..
그 일이 있었던 이후에
부모님도 더 신경을 써주시고
방학을 할때까지 남자친구나
친구가 집 앞까지 와서 같이 등하교를 했어요.
다행히도 그 남자는 어제까지 못봤고
어쩌면 그냥 평소처럼 지낼뻔 했어요.
그러다 오늘 부모님은 오후에 일이 있어서 나갔고
또 집에 혼자 있게 되었어요.
감기에 걸려서 종일 방안에만 있다가
괜히 불안해서 동네 친구를 불렀어요.
친구랑 얘기하고 놀다 8시쯤?
집에 가봐야겠다고 해서
1층까지 갔다가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어떤 가족이 오는거에요.
그냥 모르는 사람들이라
핸드폰 만지작거리면서 있는데
그 집 엄마가 애한테
모자좀 똑바로 쓰라고 다그치길래 슬쩍 봤더니
저희 집에 왔던 그 남자인거에요.
얼굴을 보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못알아본건지 가족들 앞이라 모른척하는건지.
씩 웃으면서 엄마께
“왜~요즘에 다 이렇게 쓰는데” 라는거에요.
얼굴이 확실히 기억이 나진 않았지만
B가 쓰여있는 검정색 모자,
얼핏 들었던 목소리까지.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엘레베이터 안에서 떨다가
몇층인지 확인했더니
저희보다 네층 윗집에 사는 사람이더라고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전화를 했고
부모님께도 전화를 드렸어요.
가까이 살아도 이렇게
가까이 사는사람인줄은 상상도 못했고
저렇게 화목한 가정의
자식일거라고 생각도 못했죠.
백프로 확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 불안해하면서 사는것보단
낫겠다 싶었죠.
경찰들이 오고 그 남자,
가족까지 모두 경찰서로 갔어요.
그 남자는 20살 남자였고
유학 간 제 여동생과 동갑이었어요.
(속으로 동생 생각도 나고
살짝 안됐단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그 가족은 우리 아들이 그럴 리가 없다며
아니라고 그러는거에요.
남자애도 아니라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랬어요.
그때 잠깐 내가 지금 헛짚었나
너무 예민하게 군건가 싶었어요.
수사를 하면서 그 가족은 저보고
미쳤다면서 소리지르고
애 앞길 망칠 일 있냐고 그러는거에요.
그리고는 몇시간을 했던
질문만 반복하고 딱히 진전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집에서 수사하던 중에
물증으로 제 동생 앞으로 온 핸드폰 고지서랑
제 성적표 등등 몇몇
저희 집 우편물들이 그 남자 애 점퍼랑
교복 주머니에서 나왔다는거에요.
너무 놀라서 말이 안나오고 다리가 풀렸어요.
우편물들은 1년도 더 된거부터
최근꺼까지 있었어요.
한참 말을 안하다 제 동생이랑
같은 학교다녔던 친구라며
친구가 아직 거기 사는지 궁금해서
저희집에 찾아왔대요.
저는 너무 무섭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오더군요.
그럼 왜 집에 들어오려고 문손잡이를 돌리고
집에 있는거 다 안다는 말을 했냐고,
우편물은 또 왜 가져갔냐고
이렇게 물었더니
친해서, 5년 전에
너무 잘 알던 친구라서 그랬대요.
친했던 친구가 연락도 없고 그래서
궁금해서 이런 짓을 했다네요.
어쩔수 없이 동생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동생은 그런 이름인 남자애랑 같은 반이었던적도
심지어 들어본 적도 지나가다 본 적도 없다고 했죠.
남자애는 경찰서 와서 한 말 중에
단 한마디도 진실로 얘길 안한거에요.
불리하면 말바꾸고
어느정도 저와 제 동생에 대해 알고있지만
정확히는 모르구요.
저보고 미친거 아니냐고
욕까지 하던 그 애 부모님은 합의를 보자는거에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요.
경찰이 이런 일이면
보통 가벼운 전과 하나 남기고
합의하에 풀려난다더군요.
저희 엄마가 애가 잠도 못자고
불안해서 혼자 집에도 못있었다면서
이사가려고 했었다고
이게 돈으로 합의 될 일이냐고 했더니
그 애 엄마는 그럼 대학 붙고
이제 스무살 된 내 아이 인생 망쳐놔야
속이 시원하겠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이었어요.
저는 울다가 화가나서 눈물도 안나오더군요.
고작 200만원이면 합의가 된대요.
게다가 내일아침엔 정신과 가서 증명서 떼온다네요.
그게 있으면 면죄될수있다나
결국 범인은 잡았고 경찰서는 갔지만
걔가 그런 짓을 했다는걸 제외하고는
어떤 말도 더 들을 수가 없었어요.
또 이런일이 일어나면 어쩌죠?
그리고 저 피해자 맞나요?
무섭고 분하고 답답해서 또 글 올려요.
조언좀 해주세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죠?
합의보고 끝내야하나요
아님 가볍더라도 합의 안보고 형 받게 해야하나요?
제가 여전히 예민하게 굴고있는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