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6개월 된 신혼입니다.
신혼초부터 남편은 항상 같았는데
그게 이상한지 모르다가 요새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는데
제 생각이 틀린건지 어쩐건지 혼란스러워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1.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면
제가 말걸기 전까지 말을 안 합니다.
잘잤어? 그런건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저희는 남편 코골이가 심해
신혼초부터 각방을 썼습니다.)
남편은 서재방에서 자고 나와서
인기척도 없이 거실로 갑니다.
제가 말 안걸면 아무말도 안 하고 있어서
하루종일 말을 안 한 적도 있습니다.
2. 들어오고 나갈 때도 말을 안 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어디 나가도
나간다는 말도 안 하고 들어와서도
다녀왔다는 말을 안 합니다.
들어오고 나갈 때 말해달라고 했더니
출근할 때를 제외하고
일과적이지 않은 외출을 할 때 말을 하는데
그것도 나가기 한참 전에 어디 갈거야~ 해놓고
문열고 나갈 때는 말을 안 합니다.
문열고 나갈 때 말해야 하는거 아니냐했더니
아까 말했잖아~~ 라고 합니다.
3. 뭘 먹을 때 자기 혼자 먹습니다.
아침에 눈뜨면 차나 커피를 한잔씩 마시는데
제가 깨어서 옆에 있어도 자기것만 가져옵니다.
과일을 먹어도 자기것만 심지어 식사를 해도
자기것만 챙깁니다.
나는 안 주냐고 했더니 너 먹을꺼야?
그렇게 되묻습니다.
4. 밥을 차려주면 고맙다는 말이나
맛있다는 소리를 안 합니다.
그냥 먹습니다.
그리고 제가 밥을 먹고 있어도 다먹고 나면
일어섭니다.
밥 차리느라 좀 늦어지고
제가 원래 느리게 먹는 사람이라
늦게 먹으면 늘 치우는것도 제 몫입니다.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처음에는 그냥 성향의 차이겠거니 하고
맞춰가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점점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남편이랑 똑같이 해봤습니다.
먼저 말 안걸고 밥도 혼자 먹어보고…
그러면 자기가 뭔가 깨닫는게 있을까 싶었는데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아합니다.
근데 이렇게 한달쯤 살다보니 이럴거면
왜 같이 살지? 우리가 부부가 맞나?
원래 다른 부부들도 다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생활 하시는 분들 이렇게 사시나요….?

(추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보실 줄 몰랐는데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제가 틀린 게 아닌 것 같아 다행입니다ㅠㅠ
몇몇 공통적인 댓글 질문에 답을 드릴게요.
1. 연애는 어떻게 했냐 연애때는 몰랐냐
제가 워낙 수다쟁이인 성격이고
동생들이 있고 친척동생들과도 자주 어울리면서
맏누나 맏언니 노릇을 하면서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그동안은 제가 다 먼저 말걸고
먼저해주고 했던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말을 걸면 대답은 해요.
남편이 외동이라 그런가… 했었죠.
고마워 미안해 하는 표현은 워낙
제가 좀 과하게 한다고 생각해서
이정도 안할 수도 있지 뭐..
서로 다른 가정에서 컸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둘 다 30대라서 연애 1년정도 하고 결혼했어요.
2. 게이일 것이다
그런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저랑 만나기 전에도 여자친구들이 계속 있었고
스스로 늘 그렇게 무뚝뚝하다고 했었어요.
저랑 같이 뭘 하지 않을 뿐
(혼자 폰보고 책보고 놈)
집밖에 잘 나가는 타입이 아니라서
게이는 아닐거같아요.
3. 이런 대화 남편한테 안 해보고
왜 여기다 묻느냐
남편에게 물었을 때 자꾸
제가 예민한 거라고 하고
그냥 성향이 다른건데
왜 자꾸 싸움꺼리를 만드느냐고
제가 그냥 가만히 있으면 평화롭다는 식으로
자꾸 말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점점 이렇게 사는게 룸메보다 못한거 같고…
그런생각이 들어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어요.
+ 각방은 남편이 먼저 불편하다고
거실에서 자기 시작했고
제가 여러번 같이 자자고 시도했는데
결혼하고 남편이 살이 많이 찌면서
코골이가 너무 심해지고
저도 넓은데서 자는게 습관되서
서로 불편해서요…
제가 근무 강도가 센 일을 하고
대부분의 집안일도 다 하는지라
잠이라도 편하게 자고싶고 그랬어요ㅠ
저도 남편이 저랑 헤어지면 못살 것 같아서
결혼했다기보다 그냥 나이가 차고
남들 다 하고 집에서 자꾸 잔소리하시고 해서
결혼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애기 없을 때 헤어져야하나 싶은데..
다른 문제는 없고 생활비 잘 벌어다주고
그래서 그냥 룸메처럼 살아야하나
아니면 그래도 헤어져야하나 고민이 많아요.
근데 남편한테 헤어지자고 하니
자기가 노력해보겠다고 해서
당분간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30대 성인을 하나하나 가르쳐줘야하는게
좀 현타가 오기는 하지만…
저도 제 결정에 책임을 좀 져야 하는게
맞는것도 같고요…
댓글 많이 달아주셔서
이제 나머지 댓글들도 꼼꼼히 읽어보러 갈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