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동으로 태어났는데
집에 돈이 별로 없어서
아빠는 투잡 뛰고, 엄마는 새벽 쿠팡 알바하심.
그리고 맨날 밤새워서 쇼핑백이나
반도체 부업도 함.
그렇게 버는 돈으로 나 학원 다니게 해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학원에서 쌤들이 애들 집중 못 하면
공부 자극 준다고 하는 말이
“너네 공부 안 하면 쿠팡 같은 데서 일하는 거다”
“죽을 때까지 배달, 쿠팡 이런 거 하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살래?!” 이런 식으로 말함..
진짜 눈물 나오는 거 꾹 참다가
화장실 간다고 하고 화장실에서 울었어..
그런데 나랑 같이 수업 듣는 친구 중에
내 가정생활 알고 있는 친구가 나 따라와서는
위로해 주더라고..
난 소심해서 선생님들한테 뭐라고 말도 못 하고
저런 말 할 때마다 마음이 찢어졌는데
친구가 다음에 또 저 소리 하면
자기가 한마디 한다고 하더라.
마음이라도 고맙다고 넘어갔었는데
며칠 뒤, 선생님이 또 쿠팡 비하 발언하니까
친구가 손을 번쩍 들더니 하는 말이
“선생님, 저희 엄마도 쿠팡 알바 하시는데
그럼 저희 엄마는 공부도 안 하시고
평생 놀아서 쿠팡 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렇게 말하는 거야
선생님은 당황해서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른 거지 이러면서
얼버부리시는데
다른 애들도 말넘심이라면서
선생님한테 너무한다고 하더라고
대충 넘어가는 선생님은 얄미웠지만
그래도 친구 덕분에 한방 먹인 거 같아서
너무 고마웠어..
그런데 며칠 뒤
다른 애들 부모님 귀에 들어갔는지
학원에 민원이 많이 들어왔나봐
선생님이 수업 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더라고
선생님의 발언이 너무 미숙했다면서
절대 직업 비하 목적으로 말한 게 아니라고
다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라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정말 별 거 아닌데 왜이리 눈물이 나올 거 같은지
다행히 나 도와준 친구랑 눈 마주치니까
눈물은 들어가고 웃음이 나오더라ㅋㅋ
그때 이후로 속에 뭔가 답답했던게
쑥 내려간 거 같아서 지금은 너무 편해
그 친구한테도 고마워서
공부하는 거 옆에서 도와주고 있어
(친구가 공부는 잘 못해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