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시댁 식구들 다 있는데 열받아서 혼자 집에 왔어요

며칠전 시어머님한테 전화 와서 받았더니

나 만두 좋아한다고 들었다고

이번 주말에 만두를 빚어먹자고 하심

나 진짜 만두킬러임 손만두를 제일 좋아하지만

그냥 만두란 만두는 다 좋아함

삼시세끼 만두만 줘도 먹을 수 있음 행복하게!

암튼 금요일 저녁에 남편 가게 끝나자마자

저녁 10시쯤 시댁 도착해서

인사만 드리고 바로 잤는데

어머님이 새벽 6시부터 나를 깨우심

내가 옆에 남편 깨우려고 하자

내 손등을 휙 낚아채면서 애는 자게 두라고 하시길래

토요일은 저도 나가서 같이 도와주는데요 어머님?

하려다 말고 따라 나갔음 

주방에 가보니 진짜 만두 맛집에서

취급할 양의 만두 재료가 있어서

어안이 벙벙해서 어머님한테 여쭤보니 하는 말이



이웃들이랑 나눠먹을거라고 하심

우리 어머님 통화료도 아까워 하시는 분인데

뭘 나눠드실 성격이 아님

단번에 아… 나 일시키고 싶으시구나 눈치챔

하지만 뭐 어쩌겠음 이미 사놓으신 거

어차피 나 만두 좋아하니

많이 빚어서 왕창 가져가야겠다 생각함

열심히 만들었음 8시가 넘어서 남편이 나옴. 

어머님께서 들어가라하심ㅋㅋㅋ

우리남편 나 뿔난거 눈치채고

옆에서 귤까서 먹여주고 앉아있었음

진짜 허리아파 죽겠는데 앉아서 

다 빚었음 시어머니도 같이 하시긴 하셨는데 

몇 개 하시다가 다용도실 가시고 

안방 가시고 집이 조용하다고 

티비 틀러 가시고 가셔서 안오시고 ㅋㅋㅋㅋㅋ

만두를 다 빚고 다 치우고 

만둣국을 끓여서 먹으려고 하니 9시반이었음. 

남편이 상차리고 아버님도 나오셔서 앉아계셨음. 

6시부터 일어나서 아무것도 못먹고 일만했더니

진짜 너무너무 배가고팠음.

식구들 다 앉아있고 내가 만두 찐거를 

상으로 들고가서 이제 나도 앉아서 

먹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음.

그런데 어머님이 후다닥 일어나시더니 

다용도통에 만두찐거를 담아서 

경비아저씨 갖다주고오라하심…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다면서 

꼭 지금 갖다주라고 하시는거임

아 다 참겠는데 여기서부터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걸 느꼈음

어머님 저는요 ㅋㅋㅋㅋ

저는 따뜻할 때 안먹나요?

옆에서 남편이 

나 먹고 갖다주면 되지 유난이라고 

어머님께 뭐라뭐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새벽부터 혼자 일했는데 이런취급을 받으니 

도저히 그 상에 앉아서 

만둣국을 맛있게 먹을수가 없었음.

나 내 만둣국 떠져있는거 

다시 냄비에 붓고 내가 만든 만두를 

그냥 눈에 보이는 큰 통 집어서 싸기 시작했음.

무표정으로 만둣국 부을때부터 

식구들 다 멍한표정으로 쳐다봄

만두 다 싸서 저는 가족이 아니니 

저희집가서 먹을게요 하고 나옴. 

남편 따라나올줄 알았는데 

안나오길래 나혼자 운전해서 집에 옴.

도착해서 만두 쪄먹고 있는데 남편 도착

나때문에 오랜만에 버스타봤다고 

웃으면서 별말 안함.

솔직히 화낼 줄 알았는데 

나 이해한다면서 어머님께 한소리 하고 

오는 길이라고 앞으로 내가 더 잘 막아줄테니까 

너무 상처는 받지 말라고.

상처는 이미 받았지만 

남편때문에 맘은 어느정도 풀렸음.

나중에 들었는데 

내가 그 날 만두를 다 가져가버려서

어머님이 무척 아까워하셨다고 ㅋㅋㅋㅋㅋ

만두얘기 있길래 생각나서 써봤음. 

아 내일 저녁엔 만둣국을 끓여먹어야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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