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이 저보고 재혼하지 말래요

전남편이 제 재혼을 반대하고 있어요.

재결합가능성 같은 거 전혀 없고요~

전남편은 진작에 재혼해서 

다른 여자랑 애낳고 잘 삽니다.

이혼 사유는 고부갈등으로 인해서였고

전남편과 사이에 중학생 딸 하나 있어요.

아이 7살에 이혼해서 제가 쭉 양육했습니다.

이혼하고도 양육비 한번 밀리지 않았고

재혼한 아내와 다른 아이낳았어도

딸아이에게 신경 많이 쓰고 

여전히 자상한 아빠였던 점은 인정합니다.

꽤 긴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딱히 미운 감정도 없고

아이가 중간에 있으니 

그냥 동료처럼 지내는 사이입니다.

(아이 얘기 외엔 대화 없어요)

저도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상대도 아들을 키우는 이혼남입니다


아들은 현재 고등학생이고요

제가 만나는 사람이 있단 건 

전남편도 전부터 알고는 있었어요.


근데 한번 씩 “딸 데리고 재혼하는 거 아니다~”


툭툭 던지듯이 한마디씩 하긴 했었거든요.


근데 저도 좀 어이없어서 

지는 재혼하고 난 왜못해? 하고 

대꾸하고 말았는데

본격적으로 재혼얘기가 나오면서


전남편이 난리가 났어요.

전남편이 이악물고 반대하는 이유는


딸을 외간 남자와 한 집에 

살게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처음엔 기가 막혀서 대꾸도 안 하고 무시했는데


자꾸 듣다 보니 저게 맞는 생각인가? 싶어서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 재혼할 분은 정말 좋은 사람이고


아들도 내성적인 성격에 

얌전하고 바르고 착한 모범생이라 

알고 있거든요..

근데 전남편 주장은..


남자는 자기 핏줄이 아니면 

2차 성징이 나타난 여자를


여자로밖에 볼 수 없으며


한 집에서 사춘기인 남자애까지 있는 상황을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답니다.

재혼할거면 자기가 딸을 데려 가겠다며 

격하게 반응하는 상태고


딸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 재혼하는 저를 

나쁜 엄마로까지 몰아가는 상황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제 가족이 될 사람들을 

너무 심하게 모독하고 있어요..

근데 너무나 당당하게


자긴 딸가진 아빠이기에 

이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네요..


자기도 남자면서 남성 비하적인 발언까지 

해대면서..(수컷은 다 짐승이라는 둥..)

솔직히 이렇게 난리치는 성격이 아닌 사람이라


황당하면서도 이렇게 까지 나올 일인가 

싶기도 하고요..

딸은 이제와서 남편에게 

보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딸이 성인이 되기 전에 재혼하려는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재혼할 분이 알면 

너무 수치스러워 하실 내용이라..

( 잠재적 범죄자 취급이라..) 

의논도 할 수 없는 상태라


고민이 깊어 집니다..

추가)


댓글들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 까지는


재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지금 만나고 계신 분께는 

진지하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만


이야기 해둔 상태이고,


자세한 이야기는 주말에 만나서 할 예정입니다.


대충 눈치는 채고 계신 거 같아요..

전남편에게는 요새 매일같이 

전화가 오고 있어서


그래, 나 재혼 안할게 라고 

대답 해둔 상태입니다.

참 우습게도 그렇게 악다구니를 쓰며


재혼을 말리던 전남편이 

갑자기 저에게 사과를 하더군요…

진짜 안할거냐 되묻지도 않고 확인받지도 않고


한참을 말이 없더니 미안하다네요….

이제와서 웃기게

시부모님과 강제나 다름없던 합가생활


종교 강요, 삼시세끼 반찬 타박과 눈칫밥 등등

자기가 지켜주지 못했단 거


아이 혼자 키우게 했다는 거 등등


다 잘못했대요….

예전엔 저 사과를 그렇게나 

받고 싶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왜 이제 와 저러나 싶어요..

그냥 전화끊고 옛기억들이 

막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한참을 울고 나니 

뭔가 속이 시원하고 확실히 결단이 섭니다.

댓글 중에는 저더러 남자에 환장했다고도 하고


재혼에 눈이 멀었다고도 하는데…


아마도 그게 맞는 말인 거 같기는 해요..

아이키우며 당연히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미어지는 외로움이 

왜 없었겠어요…

다신 누군가 만나지 못할 거라 체념하고 살다


7-8년만에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니

바보같이 이 사람이 지나가면 

나는 다신 누군갈 만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컸어요…


쉽게 만나 쉽게 사랑할 수 있는 

청춘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많은 분들의 지적처럼


딸아이의 입장에서 엄마답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댓글 쓰신 분들 걱정과 염려 감사드리며


엄마다운 결정을 내리게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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