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6살 여자고 남친은 30살이에요
만난지는 1년정도 됐는데
저번 주말에 남친이 갑자기
밥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이쁘게 입고 나오라고 하길래
뭐지 싶었는데…
오빠가 절 데릴러 와서 차 앞자리에 타려고 보니까
오빠네 어머니가 타고 계신거예요
사귀면서 처음 뵙는거라 너무 당황했지만
일다 인사드리고 차에 타야하나
잠깐 고민하던차에
어머니가 덥다고 창문 닫고 싶으니
얼른 타라고 하시더라구요, 놀라서 네! 하고
얼른 뒷자리에 탔는데 오빠는 아무말도 안하고
콧노래만 부르고…
그리고 제가 뒷자석에 딱 타자마자 어머니가 저한테
얼마나 만났니 해외여행은 가봤니
일은 어디서 하니 이런
간단한 개인조사를 하시더라구요..
전 다 대답해드렸어요
그렇게 셋이 일요일 오전부터 횟집을 가게됬어요..
식사도중에도 계속 질문하시고
부모님에 대해 물어보시고
종합검진 받아본적 있냐,
학교는 어디 나왔고 남자 몇번 만나봤냐 등등
조금 오버다 싶을 정도로 질문하셨어요
그러다가 제가 울게 되었는데
정말 갑자기 나온 눈물이라
그러면 안됬었는데 주체가 안됬어요 ㅠㅠ
제가 어릴때부터 소화를 잘 못해서
자주 체했는데 그래서 밥을
정말 천천히 꼭꼭 씹어먹고
입이 작은편이라 많이 우겨넣지도 못해요
이 부분에 대해
남자친구는 한번도 트집잡은적 없어요
주변에서도 살면서 딱히 식사속도 느린걸로
혼나본적이 없어서 낯선분들과 식사할때
신경쓰는것 빼곤 문제삼지 않았던 부분이예요
그런데 남친 어머니가 이것저것
질문 하시던 도중에
“아가 너는 밥알을 세면서 먹니,
음식이 맘에 안드니?
깨작깨작 먹으면 어른들 싫어하시는데
복스럽게 먹어야지 보기 안좋구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는 너무 당황해서 어버버 하다가
아니예요 너무 맛있고
어머니랑 대화 더 하고 싶어서
천천히 먹고있어요! 하고 둘러댔어요
밥먹을 틈도 안주시면서 질문하셔서
평소보다 더 느리게 먹고있던게
보기 안좋으셨나봐요..
전 나름대로 잘 대답했다 싶었는데
어머니가
“그래도 식사예절은 결혼하면 고치는게 낫겠다
매일 그모습 보자니 벌써 답답하다 아가”
이런식으로?
(정확히는 아니지만 이런 뉘앙스였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는 순간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벙쪄있는데 옆에서 조용히 밥먹던 오빠가
“원래00이가 먹는속도가 느려
나도 보면서 고쳐줘야지 싶었는데
잘됬네 엄마랑 밥먹으면서 엄마가 도와줘”
하는 거예요..
제가 첫 데이트때 식사속도에 대해
분명히 얘기했고 자기는 그런거에
신경쓰는 쫌생이가 아니라고 했고
연애하면서 한번도 뭐라안했는데
엄마편들면서 같이 나무라니까 갑자기
속상해서인지 뭔지 눈물이 나오는거예요..
멍 하다가 눈물 툭 떨어지고
놀라서 화장실 다녀올게요 하고 나와서
대충 화장 고치고 얼른 들어갔는데
어머니가 집에 가셨다더라구요
너무 놀래서 혹시 내가 무슨 잘못했어? 하니까
연애하면서 한번도 화낸적 없었는데
너는 싫은소리 한번 했다고 뛰쳐나가냐고
혼낸것도 아닌데 얘기한 엄마는 뭐가되냐 하며
화를내는거예요 ..
다행히 제가 우는건 못보셨나봐요ㅠㅠ
미안하다고 하고 어머니께 따로 전화드려서
죄송하다고 갑자기 볼일이 급해서
화장실에 간거라고 (이날 처음 통화해봤어요)
사과 드렸어요..
그리고나서 심란하게 집에 왔는데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랑 맥주한잔 하면서
이날 있었던 일 얘기했더니 친구가
지금 너 그집에 시녀로 발목잡히게 생겼는데
미쳤냐면서 정신 제대로 차리고
헤어지라면서 화를 내더라구요
딱 봐도 며느리 미리 시험하러 나온거같은데
니 남친은 상의도 없이
그런 식사약속을 잡냐고 남친욕도 하고..
듣다보니 맞는 말인거 같은거예요
중요한 점은 전 오빠랑 결혼생각도 없었고
그냥 결혼자체에 생각이 없었어요
전 아직 25살이고..
인서울 4년제 디자인과 졸업후
교수님계시는 디자인회사 취직해서
이제 1년차예요
부모님 두분다 아직 40대이시고 맞벌이 하시느라
돈버는데도 외동딸 매번 용돈주고 좋은거 사주시고
사랑 많이 받으며 컸고 좋은친구들도 많은데..
그리고 내 모든걸 포기하고
결혼해서 한 가정을 꾸릴만큼
오빠를 그렇게 사랑하지 않아요…
일요일 이후로 지금
4일째 저녁마다 어머니 전화오시고
이정도 했으면 너가 전화해서 안부묻고
살랑살랑 애교 부릴때 되지 않았냐 하시는데
헤어지는게 맞겠죠? 맞는거죠?
내일 퇴근후에 만나서
헤어지자고 하려하는데 조언좀 부탁드려요 ㅠㅠ
뭐라고 말해야할까요 ?
결혼생각하고 나 만나는거 같은데
넌 오빠랑 결혼생각 없다 하고 헤어지자고 하면
자기 나이 있는거 알면서도 만나는거 보면
너도 결혼생각하고 만났던거 아니였냐! 하면
뭐라 해야할까요 ?ㅠㅠㅠㅠ
다 뿌리치고 헤어지자고 했다가
큰일나진 않겠죠?
아빠한테 말씀드렸더니 도둑놈이라면서
집 찾아가 남친어머니랑
싸우려고 하시는걸 말렸는데
아빠랑 같이 만나는건 많아 아닌것 같고..
어떻게 해야할까요ㅠㅠ..
글 너무 길어서 죄송해요 정리도 없고
두서도 없어서 죄송합니다
내일 남친 만나기로 했는데 급해서 썼어요 ㅠㅠ

추가
우와 잠깐새에 많은분들이
댓글 남겨주셨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솔직히 저 어리버리하고
세상편하게 살긴했어요..
주변에 무슨일이 터져도
아직 살만한 세상이니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거야 하며
초긍정으로 살았고
친한 친구들이 세상물정 모른다고도 하고..
그래서 부모님 반대에도
시도했던 카페알바였는데ㅠㅠ..
연애는 다커서 해도돼 하던
아빠덕분에 첫연애는
5살이나 많은 마마보이였고..
딱히 부모님이나 친구들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지내서 남자에 마음돌릴 필요가 없었거든요..
사실 안헤어지고 해결할 방법은 없나 싶은
나약한마음이 조금 있었는데
댓글들 읽고 다시한번 정신 차렸습니다!
제가 걱정하는건 우리 집도알고
어머니 병원도 알고 있어서
혹시나 헤어지자고 하고 잠수타버리면
그 이후가 걱정되서 왠만하면
탈 없이 헤어지고 싶어서
여기 계신분들께 여쭤봤어요..
그동안 봐왔던 성격으로는
해코지할것 같진 않지만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보던
데이트폭력이나 그런 무서운일들이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에 겁이나서
현명한 조언 듣고싶었습니다…
제 이야기 때문에 답답하신 분들
정말 죄송하구요ㅠㅠ
내일 친구들을 카페에 잠복시켜놓고
남자친구 만나서 정리하려고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잘 끝낼게요
조언 감사합니다 모두들..!
커뮤니티에 제 이야기를 써보는건
처음인데 조언도 해주시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