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남편이라 하기 싫어 그냥 남자라 칭하겠습니다
저희는 7년 연애중에
피임을 잘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생겨
급하게 결혼을 진행했는데
결혼을 준비하는 도중에 아이가 떠났고
많이 힘들었지만 이미 시작한 결혼준비였기에
예정대로 결혼식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는데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걸 알게되었고
남자는 처음엔 저에게 용서를 구했어요
실수였다 용서해달라
저랑 절대 헤어질 수 없다면서요
정리하겠다했기에 너무 괴롭지만 눈 감아줬어요
그리고 몇개월이 흘러서
남자가 만나는 여자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 내연녀는 초음파 사진까지 보내며 저한테 하는 말이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헤어질 수 없다고요.
처음엔 거짓말일거라 믿었는데..
남자 역시 임신이 맞다고 인정했네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듯 했고
내연녀가 아이를 가졌단 사실에
제가 더 초라해져 괴로웠어요.
남자에게 내가 이혼해주길 바라냐 물었는데
아무 대답을 못하다가 울면서 그러더라구요.
그여자가 자기 아이를 가졌는데
어떻게 헤어지겠냐구요.
그 말에 저도 복받쳐올라 울면서 말했어요.
아이없이 둘이 행복하게 살자며.
너 나한테 아이없이
우리 둘이 그냥 행복하게 살쟀잖아.
뭐가 부족하고 뭐가 모자라서 다른 여자를 만났니
정리한다고 했잖아 우리 왜 이렇게까지 됐어?
왜 그여자가 니 아이까지 가진거냐고 물었는데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어
더 미안하데요.
한참을 울다가
이혼하자는거지.
다시 되물었더니 벌받겠다며 이혼해달라길래
알았다고 말하곤 짐 챙겨서 친정으로 왔어요.
저희 집도, 시댁도 난리가 났었지만
시어머님은 역시 본인 배아파 낳은
아들이 먼저더라구요.
저희 엄만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고
매일같이 가슴을 치며 괴로워하세요.
그런 엄마를 보며 저 또한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무너지고 무너집니다.
지금은 이혼준비중이고
위자료대신 신혼집은 제가 갖기로 했어요.
그 둘은 지금 내연녀집에서 같이 살고있고요.
근데 내가 피해자인데,
이건 누가봐도 분명한 사실인데
나는 피해자고, 그 둘이 가해자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얼마나 못났으면 다른 여자를 만났을까
내가 아이를 끝까지 품지 못해서
다른 여자를 만난걸까
내가 두번이나 아이를 그렇게 보내지 않았으면
그 남잔 지금도 내 옆에 있었을까
내가 그 여자보다 도대체 나은게 뭘까 하는
생각들이 뒤엉켜서
제 자존감을 갉아먹고있어요..
다 내 탓인 것 같아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그 말도 안되는 생각들에게서
헤어나오려 발버둥쳐도
더 깊은 늪에 빠져드는 것 같아요.
정신병원이라도 가야할까요
뭘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괴로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