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빠가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게 지금 우리 새언니임
새언니는 첫인상이 참 순했음
하는 말마다 참 어른스러웠고 똑부러졌지만
우리 엄마가 결혼을 심하게 반대했음
지방 전문대졸에, 집안 형편 넉넉하지 않고
직업도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며
엄마가 심하게 반대했지만
오빠는 이 여자 없으면 못 산다고
어거지로 허락받아내 결혼한 케이스임
초반에 엄마는 새언니 잡는다며
매일 연락해라 매주 시간날 때 시댁와라
안오면 신혼집까지 찾아가는 등등
옆에서 내가 봐도 시집살이가 심했음
근데 새언니 군소리 한번 안 하고 인상 한 번 안쓰고
묵묵히 견디다가 이번에 제대로 터짐
새언니가 임신을 했는데
유산기가 있어서 일부러 주위에 안 알리고
다니던 어린이집도 그만두고 조심했는데
안타깝게 유산이 돼버렸는데
우리 엄마 새언니 유산소식 듣자마자
새언니한테 전화로 하는 말이
“난 니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니가 결국
우리 손주를 잡아먹는구나 하면서
차마 여기 적지도 못할 말들을 새언니한테 하셨음…
중간에 오빠가 새언니 전화 뺏어서
엄마 제발 좀 그만하라고
오빠도 화나서 소리지르고 엄마를 스팸해놨음
그러고 연락 일체 안 받더니
새언니 몸 좀 추스르고 며칠 전에 연락도 없이
오빠랑 같이 와서 어머님아버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다고 했음
엄마는 보자마자 나가라고 욕하셨는데
새언니가 어머님 안 그러셔도
저 할 말 다 끝나면 알아서 나갈겁니다 라고
처음으로 엄마한테 말대꾸를 함…
엄마가 어디서 말대꾸냐고
이제야 못배운 본성 나오냐 못 배운거 티낸다
어른이 말을 하면 들어야지 어디 말대꾸냐 했더니
새언니가 말 딱 끊으면서
어머니야말로 배우신 분이면 배우신 분답게
행동하시죠 저 이제 시댁에 다신 안 올겁니다
어머니 원래 그런 분이신 거 알았고
제가 많이 부족해서 참았지만
더는 못 참겠습니다
저도 저희 집에선 귀한 딸이고
이런 대접 받을 이유없어요
저 다신 제 의지로 여기 발 디딜 일 없을 겁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새언니가 우리 오빠 보면서
너보고 천륜을 끊으라고는 말 못하겠으니
내가 여기 안 올게
내가 다시 시댁에 오는 날은
너랑 이혼한다고 말씀드리러 오는 날일거야 하고
가방 챙겨서 나갔음
오빠도 새언니따라 나갔고
엄마는 얌전했던 새언니가 눈에 독기 품고
저런 말하니 벙쪄서 가만히 있었고
아버진 담배 피러 나가셨음
그 후로는 내 연락도 잘 안 받고
시가와는 완전히 왕래를 중단했음
엄마가 어제 오빠부부 집 찾아갔는데
새언니가 경찰 부를려고 했다함
내 눈엔 늘 얌전하고 묵묵히 참던 새언니라
많이 놀랐고 한편으론 얼마나
그동안 쌓인게 많으면 저러나 싶어서
맘 한 구석이 아프네요
추가
톡선에 갑자기 제 글이 떠서 놀랐네요….
댓글 읽어봤는데 오빠가
중간에서 컷 안 했고 저도 중간에서
아무역할 안 했다고 하셔서 추가글 올려요 ㅠ
저도 처음엔 말렸는데
제가 새언니 편을 들면 들수록
엄마 행동이
더 지독해지시길래 저도 손 뗏구요 ㅠ
오빠한테도 새언니가 자기 편 들면 들수록
자기만 더 힘들어진다고
자기가 마음에 차게 행동하면 어머니랑
사이 좋아질거다 라고 해서
저흰 중간에서 아무것도 못한 거에요 ㅠ
오해 없으시길 바라요 ㅠ
새언니를 위해서도
저도 더이상 연락 안 할 생각이고
오빠한테도 먼저 연락오지 않는 이상은
연락 일체 안 할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놀랐어요
댓글 두어 개 정도 생각했는데…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