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10년 동안 사귀던
동갑내기 남친이 있었습니다.
남친은 제게 오래전부터 결혼하자고 했었는데
제가 29살 때부터 그 말을 꺼냈었고
34살이 되었을 땐 울면서 결혼하자고 매달렸어요.
제가 2년만 더 있다가 하자고 했더니
그 이후로 남친은 점점 변했습니다.
저를 찾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저한테 만나자고 말도 안 꺼내더라고요..
그때부턴 오히려 제가 남친을 쪼기 시작했어요.
왜 연락 안 하냐? 왜 갑자기 바쁘다고 하냐?
그렇게 1개월 정도 지속하다가 결국에는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남친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그래 결혼하자! 결혼 해줄거니까
나한테 관심 좀 가져주지 않을래?”
라고 했더니
자기가 울면서 결혼하자 했을 때
있던 일을 얘기 해주더군요.
사실 그 당시 집에서는
맞선 보라고 강요가 있었고
제게 울면서 결혼하자 말한 다음 날
27살 여자와 맞선을 봤다고요.
바로 그날부터 저에게 대하는 게
서원해지기 시작한 거였죠..
저 말을 하고선 하는 말이
지금은 저를 내려놓는 중이래요.
여전히 추억이 많고 좋아하지만
이미 상대 여자와 진행이 많이 되어 버렸대요.
자기 부모님도 그 여자 부모님도 서로 좋아하고
이미 결혼 시켜야 겠다는 방향으로
가족끼리 확정시키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그 아가씨도 자기를 마음에 들어한다는 군요.
그러면서 더는 안 되겠다며
저에게 이별을 말했습니다.
처음엔 그저 양다리를 걸친 남친에게
화가 났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차 싶었습니다.
제가 너무 미루기만 했나봐요..
붙잡고 싶었지만, 이미 되돌릴 수가 없었죠..
결혼하자고 했을 때 저는 계속
나중에 나중에 그러기만 했어요..
그 당시 남친도 좋았지만..
결혼해서 가정 꾸리고 그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다 핑계였지만요..
그냥 자유로운 게 좋았던 걸지도 모르죠..
남친과 헤어지고 나서의 일은..
너무 재미 없어졌으니까요..
그 후에 빨리 잊고싶어서
서둘러 소개팅하고
결혼정보업체에도 가입했지만
나오는 남자들 수준이 다 전남친보다 못했어요..
조건이 맞으면 아저씨고
외모를 보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그렇게 1년 동안 노력했지만 안 되네요..
좋은 시절 다 보내놓고
그 남자를 젊은 여자에게 뺏겨버린
내 초라한 신세가 한탄스럽습니다..
현실적인 위로의 댓글 좀 부탁드릴게여…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