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혼인신고 안 한 게 천만다행이네요 진짜

결혼한지 10일도 안 됐어요

치고박고 싸우다 너무 화나서 글 올려봅니다

일단 먼저 결혼 전에

제 명의의 집이 있었어요

원룸이었는데 회사들 몰려있는 곳이라

그냥 한달에 월세 얼마씩 수입이 들어오는데

제가 결혼하기 전에

월세를 엄마 명의로 돌려놨어요

부모님 노후자금 겸으로 드리려구요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좀 많이 해주심)

근데 지난주말 남편이 난리를 쳤어요

세입자가 집에 문제가 있어서 전화를 했는데

엄마 아빠가 못받으셨나봐요

그래서 저한테 전화를 했는데

그걸 남편이 받은 거죠

근데 남편이 다짜고짜 너 집 있었냐고 따지네요?

상황 설명 다 해줬는데도 자기를 속였다며 “이제부터

우리 집에서 시댁 용돈을 월세만큼 더 드려야 공평하다네요?

이게 왜 공평한거죠?

그 집은 엄연히 결혼 전에 제가 마련한 거고

결혼 전에 엄마 드린 건데?

그럼 자기도 총각때 그렇게 하던가

왜 이제와서 함께 버는 돈으로 

시부모님 용돈을 더 올린다고 하죠?

이해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결혼자금을 

자기가 더 한 것도 아니예요ㅡㅡ

남편이 저보다 세 살 많은데 그렇다보니 

모은 돈이 엇비슷하더라구요

모은 현금 전부 쓸어모으니 딱 절반씩 됐구요

그걸로 작은 아파트 전세 구하고 살림 끝냈고

그러고나니 여윳자금이 많이 없더라구요

스몰웨딩 하고 웨딩촬영은 생략했어요

진짜 딱 반반 했고 가볍게 예단 예물 챙겼구요

그러니 딱 0원 되더라구요

근데 제가 왜 시댁에 용돈을 더 드려야 하죠?

남편은 날뛰면서 친정에 그만큼 돈이 더 가는데

자기네 집도 그렇게 받아야 한대요

결혼 전에 준건데 뭔소리냐니

그럼 우리 엄마(시어머니)는 나 쉽게 키웠어?

아오씨 죽일까 진짜

말하기도 싫고 말도 안통해서 대답도 안했더니

지 혼자 씩씩거리다 아침에 후다닥 나갔네요

원래 출근 같이 하는데 혼자 가든지 말든지

그러더니 점심먹고 장문의 카톡이 왔네요

제가 실망스럽고 자기가 속은 기분이 들어서

이혼도 생각하고 있다네요?

우리 아직 혼인신고도 안했고 그냥 갈라서면 돼니까

알겠다고 반차쓰고 부동산에 집 내놓겠다고

살림살이는 제가 세탁기 TV 가져갈테니

당신은 침대(제일비쌈), 냉장고 가져가라고

나머지는 알아서 나누자고 했더니

지금까지 답이 없네요

후기

어제 저녁 입이 퉁퉁 부어서 왔어요

자긴 이해할 수 없다는 거죠

정말 대단한 건 맞는데 실망한 건 사실이래요

대체 뭐가 이해할 수 없냐고 물으니

자긴 친정에 몰래 돈드리고 하는 게 남의 일인줄 알았대요

설마 자기가 이런 결혼 하게 될줄은 몰랐다구요

아니 제가 뭐 우리 부부 공금에 손을 댔나요?

아니면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집에 손을 댔나요?

아 그리고 몇몇 남자들 댓글에 답변합니다

저희 부부는 각자 월급 각자가 관리해요

대신 월급여가 얼마인지, 상여가 얼마인지 다 알아요

여기서 각자 150만원씩 저축명목으로 각출하고요

각자 70만원씩 생활비

(공과금 보험 포함) 명목으로 각출합니다

각출한 ‘공금’은 제가 관리하고 있구요

생활비에서 남는 금액은 여러 가지 재테크 합니다

아마 이걸로도 뭐라 하시는 몇몇 남자분 계실텐데

공금을 제가 관리하는 건 남편 동의하에 합니다

엑셀로 가계부 쓰고 그건 남편도 언제든 볼 수 있구요

제가 회계관련 직업이라 남편이 맡겼어요

또 각자 20만원씩 각출해서 상대방 이름으로 

양가 부모님께 용돈 드리고 있어요

나머지 남는 금액은 돈을 길거리에 갖다 뿌리든

갈아마시든 서로 터치 안하구요

남편은 바로 이 부분 각자 각출하는 금액을 더 올려서

딱 그 집 월세만큼 시댁에 더 드리고 싶다는 거죠

왜 결혼전 제가 산 집에서 나온 월세만큼의 비용을

저희 공동자산에서 드리겠다고 하는 거죠?

그래서 좋다 그럼 더 낼테니 당신도 더 내라

우리 친정부모님께도 똑같이 주겠다

그랬더니 저랑은 말이 안통한다고

사기당한 기분이라네요.

그래도 정말 제가 자기 기분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없던 일로 할거라네요

웃기고 앉아있어요 정말

그럼 알겠다 우린 몇개월이라도 같이 살았으니

사실혼 인정될거고

그럼 그걸로 법적 소송을 걸든 알아서 해라 하고

전 오늘 신혼집 내 놓기로 했어요

그다지 비싸지 않은 전세라서 금방 빠질 것 같다네요

가구는 살림 준비할 때 카드 내역서 다 갖고 있으니까

금액으로 딱 나누기로 했어요

아니면 지가 다 가져가고 저한테 현금으로 주던지

감가상각비 다 따져서 청구할 거니

남편한테 불리한 건 아니겠죠

서류상으로 묶인 게 없으니

번갯불에 콩구워먹듯이 관계 정리가 되네요

사실 그냥 지금은 버릇 고치려고 하는게 절반

진짜 이혼할 생각 절반이지만..

진짜 진지하게 사과하면 흔들릴지도 모르는데

그럴 땐 엄마 명의의 그 집은 나중에 저한테 안오고

동생한테로 갈거라고 해보죠 뭐

아마 그럼 자기가 먼저 저한테 나가 떨어지라고 할거예요

그럼 저도 없던 정 더 떨어질 거예요 확신합니다

또 아닌 것 같을 땐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어서..

의견 조율이 없으면 최대한 빨리 헤어질 겁니다

근데 의견 조율 없을 거예요 저 남편ㅅㄲ 상태 봐선

아 또 제 미래에 대해 우려를 표하시는 남자분들

다음 결혼 때 결혼사실 숨기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예 결혼 안하고 살거니 숨길 일도 없을 거예요

후기2

마지막 후기가 될 것 같아요.

남편이 세입자로부터 전화 받은 지 채 

일주일도 안지났는데

결국 이 지경까지 왔네요

일주일은 무슨 며칠밖에 안지났는데..이게 뭔지

남편은 출근할 때마다 업그레이드가 되는지

어제 퇴근하고 와선 진짜 개소리를 했구요

그래도 갈라서는 건 좀.. 이러면서

만약 남편이 진지하게 사과한다면 받아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 했던 저를 

다시 한번 정신 차리게 해주었네요

매우 감사해요

어제는 남편한테 부동산 같이 가자고 했어요

집주인한테 집을 내놔야 할 것 같다 미리 말했고

혹시 제가 혼자 부동산 갔다가 

또 그걸로 꼬투리 잡을까봐 같이 가자고 했어요

잽싸게 조퇴쓰고 오더라구요?

그러면서 부동산 가기 전에 얘기좀 하재요

자기는 요즘 회사에서도 일이 손에 안잡힌다

너 태도 보고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난 지금 이 시간 당장이라도 너랑 잘 살 생각 하려고 했다

근데 넌 지금 태도 보면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물러설 수 없다 – 이래요

알겠다고 부동산 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또 입이 댓발 나와서는

어차피 명의가 니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무슨 소용 있냐고 하네요

그 때도 확정신고 기타등등 하기 귀찮아서

나한테 다 떠넘긴거면서 이제와서 피해자인 척ㅡㅡ

전세고 계약서 상에는 제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특약사항에 주인이랑 합의하고

보증금은 2분의 1씩 임차인 

1,2한테 각자 반환한다는 문구 넣었었어요

이 계약서로 설정까지 다 했는데 뭔 헛소린지

그 땐 공정하게 하자고 

둘 다 모든 걸 함께 하자는 좋은 뜻으로

그렇게 한거였는데… 

오히려 지금 와서 보니 일처리가 수월하네요

그렇게 집 내놓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남편이 또 지금이라도 고집 꺾고 

서로 진지한 대화 하면 상황 돌릴 수 있대요

그럼 그러자고 하고 대신 그 집 얘기는 꺼내지 말라고

그럼 나도 당신이랑 같이 살아볼 생각 있다고 했어요

근데 그건 분명 제가 사과해야 할 부분이지만

그냥 넘어가겠대요

그렇냐 다행이다 연애할 때 그 집 돌렸다고 

얘기 못한건 미안하다

근데 연애때 모든 걸 다 공유해야 한다면

왜 당신은 직장 이직하는 것도 

이미 이직하고 나서 통보했냐

(연애때 남편이 지금 직장으로 이직했어요)

그건 문제가 다른 거래요.

근데 난 시부모님 용돈 더 드리는 건 합의할 수 없다

당신 용돈에서 더 드리라고 했더니

한숨 쉬면서 역시 전 답이 없다네요

친정에는 그렇게 퍼주면서 시댁도 가족인데 그렇게 못하녜요

자기도 안대요 어차피 그 집이 저한테 돌아올 거라는 거

근데 그 기간동안 시댁에 용돈은 줘야 한대요

아니 시댁도 가족인 거 맞는데 왜 연애 때 산 집 월세만큼

왜 제가 더 줘야 하냐고요.

저 부분에선 타협이 없어요 저 인간

그 집이 저한테 돌아오지도 않을 거고

아무말이나 막 해도 좋은데

꼭 우리 부모님 빨리 유산 남기길 바라는 듯한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내가 시댁 아파트 언제 우리한테 넘어올까 하면서

디데이 설정해 두고 살면 좋겠냐고 그랬더니 말 안통한데요

이런 말은 텍스트로도 쓰기 싫네요

결국 갈라섭니다

그리고..

서로 집에서 같이 살 수는 없게 되었으니까

니가 나갈래 내가 나갈까 하던 차에

남편 왈

이런 말까진 안하려고 했는데 말해야 겠대요

자긴 사기당한 거고 그래서 절 용서할 수 없다고

고소하고 위자료 청구할 거래요

또 제가 혼인을 빌미로 사기친 거나 다름없으니

혼인빙자 뭐 어쩌고 하면서 그 조항도 고소할거래요

고소하든지 말든지~

고소하라고 싹 모아서 하라고 하고

대신 사실여부 입증 안되면

무고죄랑 명예훼손 죄 걸거라고 했구요

그 집 엄마한테 돌린 것도 불법 여부 조사할 거래요

명의이전 했고 증여세 취득세 다 냈는데 뭔 소리..

남편은 제가 엄마한테 매매 개념으로 넘겼다고 생각하나봐요

등기만 떼 보면 알 수 있는 걸 왜 저렇게 피곤하게

오만 정 떨어지게 구는지 모르겠네요

여튼 저는 지금 폭탄소송 맞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 쌈박질 하는 거 보시는 거 피곤하셨죠

저희 이렇게 갈라섭니다

+ 아 연애 많이들 말씀하시던데

연애땐 적당히 서로 죽고 못살고 하면서 사랑했었어요

결혼 결심할 때도,

그냥 보통 남자들 다 하듯이 그냥 다른 건 다 못해도

너 비바람쯤은 막아줄 수 있는 사람 되겠다고 했고

뭐 이정도면 결혼해도 되잖아요?

그래서 결혼했어요

남편이 직장 옮긴 문제는 어차피 남편 결정에 따라

옮기든 말거든 할거니까 말 안해도 서운하진 않았었구요

남편이 돈 어디에 쓰는지 부동산 상태가 어떤지

그런건 궁금하지도 않았어요

결혼 준비할 때 서로 일정금액 내 놓을 거니까요

근데 때마침  모은 돈이 똑같아서

그냥 반반 결혼 하게 된거예요

꼭 반반씩 나누자 이런 건 없었어요

하다보니 본의아니게 반반이 된 것 뿐.

이렇게 나름 순탄하게 진행되서

남편 정신상태에 대해 이상한 걸

느낄 새도 없었어요

한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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