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7명이 전부인 ㅈ소임.
점심 먹으면서 대표가 대리한테
‘니가 지금 하는 일이 니 연봉만큼 한다고 생각하냐’
이러면서 다 있는 데서 꼽주니까
대리 빡돌아서 그만둔다고 하고 집 감.
대표가 우리보고 하는 말이
“저런 애 없어도 우리 회사 끈끈하고 탄탄하잖아”
이러는데 과장 차장 부장은 나라 잃은 표정 됨.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동안 대리한테 독박으로 일 시켜 놓고
농땡이 부리다가 자기들은 결제만 쓰윽해서
대표한테 넘김.
그것도 모르는 대표는 대리가 실수 몇 개 했다고
월급 주기도 아깝다면서 꼽 준 거임..
대리 탈주하고 나서 바로 사건이 터졌는데
일단 대리가 하던 일을 나열하자면
-각종 입출금 일 도맡아서 하고 비품 파악 및 보충
-세무사 연락해서 세금 문제 해결
-중기청 대출 보험
-코트라 무역담당관이랑 계속 연락 주고 받고
타회사 밀린 미수금 대리가 혼자 가서 다 받았음
(저번 주에 두 달 미수금 3700 받아옴)
-샘플 받아오고 발주 넣음
참고로 나는 최저 임금 받는 수준이라
나한테는 화장실 청소, 설거지, 걸레 빨기,
화분에 물주기, 팩스 넣기, 엑셀 숫자 파악
이런 것만 시킴
아무튼 대리 탈주하자마자
과장은 미수금 독촉 전화
어버버하면서 돌리고 있고
차장은 중기청 전화해서 다음달 선적할 거
보험 상담 받으러 감.
(이거 대리는 서류 팩스로 넣고 해서
전화로만 처리한 적 몇 번 있음)
부장은 동남아 고무수입건 안 해봐서
코트라 홈페이지 하루종일 뒤지고 있고
경리는 비품 파악해서 정리하고 있는데
곧 울 거 같은 표정이더라.
나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대표가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대리한테 찾아가서
인수인계 확실히 하고 가게 하라고
나보고 잡아오라고 함.
그런데 집 주소 모르고, 대리랑 아무 친분 없고
전화하니까 안 받음.
회사 순식간에 그지꼴 되니까
대표가 아빠한테 전화해서
아빠 도와줘 이럼ㅋㅋㅋ
대표 85년생
대표 아빠는 우리 회사 고문이고
이 회사 일 대부분이 고문이 물어온 일임
근데 고문 성격 또라이라 회사 오면
과장 차장 부장, 어쩌면 나까지 뒤질듯..
경리는 여자라 안 뒤지고.
개인 pc라도 있으면 그거 열어서 파악할텐데
우리 ㅈ소 개인 pc는 부장이랑 대표만 있음.
나머지는 개인 노트북
대리가 탈주할 때 노트북도 가지고 가서 망함.
대표 빡쳐서 회사 꼴 잘 돌아간다고
계속 갈구고 있고 개판 된 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