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첫째 임신 했을 때
동네 언니들의 추천해주는
산부인과를 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언니들이 꼭 1과 선생님께 진료받아!
라고 해서 1과로 접수하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임신하고 선생님이
“오 임신이네 축하해 축하해
와 좋은일이다 축하받을 일이네”
웃으면서 계속 반말하심..
(친한 옆집 할아버지 느낌임)
기분이 좀 상했지만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표정으로 그러시니 그냥 넘어감
그뒤로도 진료받을때마다 혼자 갔는데
쌤이 남편이 많이 바쁘냐길래
회사일이 많이 바쁘다했더니 의사쌤이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바빠도 나중에 육아는 같이 해야돼~”하심
오 맞는 말씀이에요 하면서 엄지척 했더니
손가락브이 그리시는 신세대 할아버지심ㅋㅋㅋ
그리고 병원 갈때마다
진료시간이 길어서 대기하고 있으면
간호사들도 왔다갔다 하고
문열릴 때 안이 보이지 않음?
보면 의사쌤이 환자들 부둥켜안고
같이 울고 있을 때도 있었고
진료실이 떠나가라 하하하하 같이
웃고 있을 때도 있었음.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게
선생님이 아니라
엄청 친한 옆집할아버지 느낌이었음.
나는 예정일이 되어서도
나올 기미가 안보여서 유도분만 하기로 함.
태동검사하고 관장도 하고
가족분만실로 들어가서 촉진제 맞음.
쪼그려앉기.걸어다니기.내진 등등
반복하다보니
슬슬 무시무시한 진통이 오기 시작함.
나중에는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아픔.
의사쌤이 왔다갔다 하시면서
아직 아닌데..아직 안됐는데..
조금만 더 힘냅시다 알았지?하심.
회사 급한일만 마무리하고
조퇴한 남편이 뒤늦게 옴.
너무 아프니까 내 의지랑 상관없이 아파..
너무 아파..중얼중얼 하면서
울기도하고 소리도 지르고 했음.
남편이 옆에서 계속 보고 있다가
나중엔 지가 짜증냄.
그렇게 아파?
쫌 참아봐 너만 애낳는 것도 아닌데;; 이럼…..
진짜 아픈데 서럽고 짜증나고 화나고
그런데 말은 안나오고..
근데 남편 저렇게 말하는걸
의사쌤이 들어오시다 들으셨음.
쌤:누구예요?
나:남..편이요…..
쌤:아 하도 남처럼 말하길래 지나가던
아저씬 줄 알고 쫓아내려고 했지.
산모분만 애 낳는거 아닌건 맞는데
말 그렇게 하는 사람 남편분 밖에 없어요.
저 옆방가서 보고와요 거긴 남편이 울고있드라
이 보호자분은 간크시네.
그러다 평생 따순밥 못얻어먹어
이러심ㅋㅋ
웃긴데 너무 서러워서
의사쌤 팔 붙잡고 펑펑 움ㅋㅋㅋㅋㅋㅋ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꺽꺽대느라 말도 제대로 못함서 ㅋㅋㅋㅋㅋ
그냥 째달라는
내 간절한 부탁에도
“할 수 있어”를 외치시는 쌤 덕분에
겨우겨우 무사히 자연분만에 성공하고
내 아기를 가슴위에 얹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함.
신기하게도 아기를 낳은 순간부터
내 몸과 마음이 평온해지고 정신도 말짱해짐.
선생님 감사합니다를 몇번이나 했음.
옆에 있는 남편한테 쌤이
“자 남편분은 산모한테
여보 감사합니다 3번 외치세요 함ㅋㅋ”
조리원도 작지만
같이 딸려 있는 병원이라
남편이 오며가며 선생님이랑 마주쳤는데
그때마다 쌤은 우리 남편에게
“어 나쁜남편이다!”라고 하심ㅋㅋ
지금 나는 둘째를 임신중이고
또 같은 의사쌤께 진료를 받음.
웃으면서 나쁜 남편 좀 다정해졌나봐.
또 둘째 임신한거 보면 하심.
쌤 덕분에 착한남편 됐어요 했더니 막 웃으심 ㅋㅋㅋ
동네 언니들이 왜 무조건 이 쌤을 찾아라!!했는지
정말 알 것 같음.
이건 비하인드인데요ㅋㅋㅋ
내가 막달이 되서 태동검사 하러 갔을 때
옆옆 배드 산모가 끙끙하며 진통을 겪고 있었음.
한참 태동검사 중이었는데
커텐이 쳐져있어서 보이진 않고
1과쌤 목소리가 들림.
쌤:보호자분 직업이 프로그래머 인가요?
보호자:네?아닌데요..
쌤:아 올라올 때마다 게임하고 있길래
직업인 줄 알았네.
게임만 할거면 게임방을 가세요.
끙끙하던 산모가 막 웃음 ㅋㅋ
의사쌤 갔는지
그 산모 남편이 무슨말을 저딴식으로 하냐는둥
투덜댐.
산모가 선생님이 틀린말 하셨냐고 .
아파죽겠는데 짜증나게 하지말라고 함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