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부러울만한 어느 부부의 결혼 생활

전 제 와이프를 2년간 쫓아다녀서
겨우겨우 구애에 성공했습니다
 
그 뒤 2년간 연애하고 결혼에 성공했는데
 
저에겐 성공인 결혼이지만 

과연 저희 집사람은 결혼생활에 만족할까요?
 
저희는 동창생들과의 부부동반 모임이였는데
 
일년에 한번쯤은 꼭들 만나는터라
와이프들끼리도 말도 잘 하고
 
어색하지도 않고 재밌게들 놀다가 오는 자리입니다
 
그 날도 역시 저흰 모처럼 만남에
즐거운 술자리를 하고 각자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알고보니 모임이 있던 날
 
화장실에서 와이프들끼리 
 
제 집사람 뒷담화를 했다고하네요

여기서 더 열받는 건 와이프는 다 알면서도 꾹참고






저한테 계속 모르는척 말도 안 하네요

뒷담화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저희 집사람) 가방봤냐…

저런거 요즘 중고등학생들도

잘 안들고 다니지 않느냐..

그래도 우리 나이쯤되면

좋은 가방 하나쯤은

외출용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

신발도 그렇고 가방도 그렇고

저러고 다니면 신랑이 욕먹는거 아니냐 등등

저희 집사람 행색에 대해서

뒷담화를 좀 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왔을때

저희 집사람이 자리에 없었는데

혹시나 해서 화장실쪽을 보니

거기서 나오더라고….

그래 서 아마 본인들 이야기를 들은것 같다고…

어쩌냐고 그랬답니다

그래서 먼저 말꺼내기도 우습고해서

모른척 넘어 갔는데

이번 모임에 안나온걸 보고(거기다 저까지 굳은 표정으로 있다가 일찍 나와버렸으니)

친구놈 와이프가 아마

그때 그 이야기 들은게 분명하다고

자기 같아도 그런 얘기 듣고

모 에 못나올것 같다고..미안해 하더랍니다

진작 사과했었어야했는데

괜히 더 들춰내는거 같아

말 못 꺼냈다고..미안하다고….

친구놈 이야기를 듣고

진짜 한동안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예쁜 내 마누라..

키도 크고 늘씬해서

뭘입어도 너무 예쁜 제 집사람입니다

제가 아니였으면

더 좋은 남자 만나 호화롭게 떵떵거리며

살았을 사람….

결혼 한뒤 진짜 고생만 시키는것 같아

제 뺨을 제가 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고생 안시키겠다고…

호강시켜주겠다고..

나만 믿으로 큰소리치며 데리고

온사람이었는데….

이렇게 고생만 시키고….

차라리 좋은 남자 만날수 있게

매달리지 않는거였는데…..

이런 생각 수도없이 했었습니다

임신 막달까지 기어이 회사 나가고

아이는 남에 손에 맡길 수 없다고

좀 적게쓰더라고 아이만큼은

자기가 키우겠다고

참 억척스럽게도 산사람이죠

집구하느라 받은 대출금에

이것저것 나갈돈이 많은데도

돈때문에 단 한번도 저에게

스트레스 준적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알뜰하게 살아줘서

지금은 대출금도 다갚았습니다

참고맙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칠때 보면

참 똑부러진 여잔데

제앞에선 마냥 바보스럽죠….

본인이 알고있는 말을 해도

처음 듣는사람 마냥 “와~ 진 짜? 그래?”라며 맞장구를 쳐줍니다

아무리 재미없는 농담을 해도

개콘 볼때보다 더 크게 웃어 주고

장동건 원빈 보다 내가 더 잘생겼다고

말도 안되지만 듣기 좋은

립서비스도 아낌없이 해주죠

그건 제가 좀 소심한편이어서

좀 당당해지라고

와이프가 기살려주는것 같습니다..

속도 깊고 성격도 좋고

예쁘기까지한 제 와이프인데

전 참 무심한 남편이죠…

모임때 입을옷 없다고 투정한번 안부리길래

전 입을옷이 있는줄 알았습니다

제눈엔 뭘 입어도 예쁜여자니까요

가방 같은건 생각조차 못해봤습니다

발이 편해야 한다며

내 운동화는 비싸게 주고 사오면서

정작 본인 신발도 사지도 않고….

왜 미처 몰랐을까요…

왜 그런거 신경 써주지 못했을까요….

아내도 여잔데 남들 다 가지고 있는거

얼마나 갖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챙피했을까요..

얼마나 서러웠을까요…

전 정말 뭘 잘했다고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깟 가방이 뭐라고…그

렇게 상처 받았으면 하나 사지..

아니 사달라고라도 하지…

화라도 내지..바보같이…

그돈 쓴다고 굶어 죽는것도 아닌데….

맘 같아선 당장 백화점으로 가서

카드로 가방하나 사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그 돈은 또 고스란히

제 집사람 몫으로 돌아가지 싶어

돈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용돈을 받아쓰는 처지라

비자금을 만들기 어려우니

일단 담배부터 끊기로 했죠

그리고 주말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한번은 주말에 아르바이트 한다면서

그돈은 어디로 갔냐며 웃으며 묻더라구요

사고 친게 좀 있어서

매꿔야해서 아르바이트 한다니깐

그뒤로 묻지도 않더군요

저 같으면 한번쯤 의심할만도 한데 말이죠

그리고 드디어 저번주에

가방 살돈을 다 모았습니다

참 들뜨더군요

여기저기 인터넷 검색도 하고해서

대충 브랜드들은 알고 갔습니다

참 한심한게 여지껏 살면서

집사람 취향도 모르겠다는거지요…

이건 얼마에요

저건 얼마에요 묻기도 챙피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200만원대에

가방 하나 사려고 한다고 해서

조언을 받아 사왔더랬습니다

누구에겐 하룻밤 술값일지도 모를

200만원이지만

전 몇달을 저의 주말과 맞바꾼

200만원이니까

고작 200 만원짜리 하나 사줬냐는

소리는 하지 말아주세요…ᅮᅮ

상처받습니다…..

그날 저녁 집사람에게 가방을 줬는데

전 제와이프 눈이 그렇게

큰줄은 첨 알았습니다

진짜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그렇게 아이처럼 좋아하는

집사람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고있으니

집사람이 묻더군요

돈 어디서 났냐고…ᄒᄒᄒᄒᄒ

그래서 그 동안 아르바이트한 이야기랑

담배끊은 이야기를 해줬더니 펑펑 울어요…

고맙다고…고맙다고…

고마운건 난데..미안한것도 난데…

무엇보다 담배 끊어서

너무 좋다고 방방뛰네요

가방도 생기고 담배도 끊고..이러면서요..ㅎㅎ

그리고 그날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서

집사람에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집사람은

저렇게 이쁜 아들 딸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그러네요..아아아

그리고 옷도 한벌 사자고 했더니

옷은 필요 없답니다

그래서 제가 좋은 가방 들고

옷이 이상하면 저 가방도 짝퉁으로 본다고

옷한벌 사자고 그랬죠

그랬더니 집사람이

“가방이 좋아서 뭘입어도 메이커 같을꺼야”라고 받아치네요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죠…. 안 그래도 옷한벌은 꼭 해주고 싶어서

잔소리좀 하지 말고 한벌 사자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정 그러면

나 이거 사주라 하면서 컴퓨터

앞으로 가대요

그리고 사이트를 열더니

원피스 하나를 보여주더라구요

얼마나 자주 들어 갔는지

망설임도 없이 한번에 클릭 클릭…

가격은 5만6천원…

저거 하나 사기가 어려워서

그렇게 들락거리며 쳐다만 봤을 사람을 보니

또 마음이 짠해져 오더라구요……….

저게 이뻐? 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끄덕

그래서 인터넷으로 원피스 하나 사줬습니다






후기

글쓴사람입니다

그냥 기분 좋아서 쓴글이었는데..

이런 반응일거라고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일일이 답글을 달아 드리고 싶었습니다만

그러기에 너무 댓글들이 많아서ㅎㅎ

추가로 글을 덧붙여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그 어떤 말보다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말이

저와 제와이프 에겐 최고의 말이었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누구에게 귀감이 될만한 사람이 아닌데_

닮고 싶다고 하신 분들이 계셔서

너무 쑥스럽네요.

제 자신을 돌아보면

전 집사람에게 한 없이 부족하고

미안해야 하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명품 남편은 저에게 너무 과분한 찬사입니다.

일요일 아침은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너무 평온한 아침이죠

저역시 그렇습니다만

특히나 제 와이프는 일요일 아침에

절대로 절 깨우지 않거든요.

딸이 떠들면 조용히 시키죠..

아빠 주무시는데 씨끄럽게 하지 말고

일어나실때까지 얌전히 있으라고..

그걸 아는 저이기에 조용한 일요일의

늦은 아침엔 저때문에 조용히

인형만 가지고 놀 딸생각에

늦잠을 부릴래야 부릴수가 없습니다ㅎㅎ

애들과 놀아주고 밥먹고..

여느때와 똑같 은 주말이었는데

집사람이 티비볼때

잠깐 인터넷을 하다 가 정말 놀랬네요..

사실 갑자기 가방 사준 이유를

제집사람은 모르고있었어요..ㅎㅎ

어제 저녁에 베스트글에 올라간거 보고

헉 하고 놀래서 순간 지울까?

생각을 했었는데(좀 소심합니다_ᄒᄒ)

댓글 달아주신 분들이

지우지 말아달라고 하셔서

그냥 이실직고 했지요…

그리고 그때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아주 시크하게 별 신경 안썼어

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앞으로도 신경 안쓸 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집사람과 함께

댓글 일일이 다 봤습니다 
(보면서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보라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상한거지
좋은 물건 없는내가 이상한건 아니지 않냐고..)

어찌나 감사한지…

그리고 제 집사람에게

사모님이라고 칭해주신분…ㅎㅎ 감사합니다ㅎㅎ

그 글 보더니 사모님 소리 들었다고

좋다고 깔깔대며 웃네요…

그모습을 지켜보던

저희 딸과 집사람의 대화를 잠깐 써볼께요…

딸-엄마 사모님이 뭐야?

와이프-그건..아빠가 높은 사람 되서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엄마를 부를때 하는말이야

딸-우와 그럼 아빠 높은 사람 된거야?

와이프-응!! 아빠는 높은 사람이지~ 그러니깐 우리 민지(제 딸이름입니다) 민현(아들이름입니다)이

맛있는것도 사주고 좋은 옷도 사주고 하는거지~

딸-맞네~나 내일 어린이집 가면 자랑해야지~

부지런히 돈 벌어서 진짜 사모님 소리를 듣게 해줘야지 안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와이프가

진짜 고단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이 드는군요ㅎㅎ

보잘것 없고 부족한 저와

집사람을 좋게 봐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좀 전에 집사람에게 문자가 왔었는데

명품남편님~ 식사는 맛있게하셨는지요?

이렇게 왔네요..

아주 부끄러워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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