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30만원 했더니 서운하다는 친구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저에게는 친구 A, B, C, D 네 명이 있어요.

제가 결혼할 때, 친구들에게
진짜 축의금 필요 없다고 안 줘도 된다고 했어요

저 하나 축하한다고 시간내서 오는데

식사 대접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A 친구는

저에게 받은 게 많다면서 100만원을 줬어요.

B, C는 둘이 합쳐서 에어컨을 선물로 줬고요.

D한테서는 축의금이나 선물이 없었어요.

이에 대해 불만도 없고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D가 혼전임신을 했는데

식은 올리지 않고 혼인 신고만 했습니다.

혼인 신고 하는 날에, 식은 올리지 않지만
축의 명목으로 30만원을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D가 저보고 서운하다면서 하는 말이






혼전 임신이고

남편이랑 나랑은 양가 부모님 도움 없이

어렵게 시작한 거 뻔히 아니까 

솔직히 축의 명목으로 많이 도와줄 줄 알았고


그 돈들은 비상금으로 모아두려고 했대요.

그런데 30만원 보고 

좀 충격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래는 이후 차에서 한 대화입니다.

(기억한 대로 쓴 거라 순서가 다르거나 

내용이 빠졌을 수도 있어요.)

나 : 내가 많이 못 도와준 건 미안하다, 

그런데 나도 일을 쉬고 있어서 여유롭지가 

못하다, 그건 알지 않냐…

D : 일을 쉬어도 그 전에 네 벌이가 괜찮았고, 

너네 남편도 소득이 좋지 않냐.

나 : 그렇다 해도 매달 나가는 적금이며 보험이며

 대출금, 생활비 등등은 똑같은데 

벌이가 줄어서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빚을 진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걸 해명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D : 그래, 빚진 건 아니니 네 말이 맞다. 

그런데 A가 결혼할 때도 

너 회사 다닌 지 얼마 안됐을 때라 돈 없었는데 

그 때 A한테 축의금 많이 냈잖아. 

이건 친구끼리 차별하는 게 아니냐.

나 : 그때는 내가 부모님이랑 살 때니까 

나 하나 용돈 줄이면 될 일이었지만, 

지금은 내 가정을 이루고 있고 

남편 돈으로 생활중인데 

어떻게 함부로 지출을 늘리냐.


그리고 A는 나한테 축의금 더 많이 해줬다.


참 구차하지만 넌 나한테 

어떤 것도 해준게 없는데 

진짜 차별이 없으려면 

너야말로 30만원 돌려줘라.

D : 넌 축의금 너가 안 받겠다고 했다, 

그래놓고 축의 해준 애들만 챙기려는 게 

눈에 뻔하다. 난 그게 치사한거다.

지금도 다시 축의금 돌려달라는 게 웃기지 않냐.

이런 말을 끝으로 저는 어떤 대화로도 

상황을 회복할 수 없음을 알았고,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말을 끊었어요.


그러자 D가 훌쩍이더니 같이 있어봤자 

좋을 게 없다며 차에서 내려달라고 해서 

길가에 내려줬어요.


D가 당장 너무 미웠지만 그래도 임산부라 

일부러 근처 택시 많은 곳에 세워줬구요.

그런데 다음 날 저녁 D남편이 전화로 욕

을 하더라구요.


“아직 날이 한참 추운데 임산부를 길거리에 

세워두면 어쩌냐, 

우리 와이프 감기 심하게 걸렸다, 

어떻게 책임질거냐,

그렇게 임산부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니 

애 떨어진 거 아니냐” 
(제가 임신 했었을 때 오토바이와 부딛혀서

아이는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갔어요)

하며 와다다 쏘아붙이는데

저희 남편이 옆에서 듣고


“댁네 와이프 걱정 되면 

그쪽이 차로 태워갈 것이지 

왜 우리 와이프를 기사노릇 시키려 드냐,
그리고 남의 애 유산한 아픈 얘기를 

왜 당신 저급한 입에 담냐,
그쪽들처럼 동냥하는 부부 처음본다.


축의에, 운전 기사에 가지가지 한다,
돈 빌어먹고 싶으면 나가서 대리라도 뛰어라” 

하며 전화를 끊었어요.


제가 축의금 얘기로 친구랑 말다툼한 걸 

다 얘기해줬었거든요.


듣고 남편이 너무 극혐했어요.


아무리 시작이 궁핍해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친구를 몰아가냐면서요.


30분쯤 뒤 다시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남편이 확 거절하더라구요.

D랑은 서서히 멀어지겠죠.


그 애 한테


니가 차에서 내려달라며? 축의금 적게 했다고, 

받을 돈 받아야 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게 옳니?

내 유산 얘기가 왜 몇번 본 적도 없는 

니네 남편 입에서 나와?

등등.. 

따지고 싶은 말도 많고 

그 30만원이 정말 아깝지만 

그냥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D에게 더 연락은 안할 것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겐 말해야겠죠.
이 글 그대로 보여주면 되려나요.


그냥 오랜 친구인데 이렇게 되는 게 답답하고 

동시에 화도 나는 마음에 하소연 해봅니다


후기


친구들한테 말했습니다. 

그냥 새벽 시간 푸념으로 묻힐 거라

생각했던 글에
관심이 많아져서 약간의… 뭐랄까요
의무감(?)이 담긴 후기와 후술 정도입니다.

우선 저희 집은 특별히 아주 유복하지 않습니다.


30대가 되었지만 축의금 한 번에 

77만원씩 쓰는 것은
지금도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오히려 당시에 26살이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그 친구 축의금 내려고 한달에 생활비 용돈
20만원씩 줄여 4달을 바짝 모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 첫 친구 결혼식이라 

정말 많이 들떠있었고,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라 가능했어요.


그리고 절대 모두에게 그러지 않습니다.


D와의 일에 대해서는,
오늘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친구 A~C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B는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잠깐 가있어서
아직 카톡을 보지는 않은 상황입니다만


A와 C에게서는 D의 태도가 약간 삐딱한 게 

느껴졌었다, 

유산 얘기는 그 부부 둘이서 너를 평소에 

어떻게 씹었길래 그 순간 애 떨어졌다는 말이 

쉽게 나와버리냐, 

도를 지나쳤다 정도의 얘기가 오갔습니다.

A는 축의 명목으로 D에게 

10만원을 보냈다고 합니다.


D가 A에게 축의금으로 10만원을 해서 

그대로 줬다고요.


축의금 받은 날 “고마워~ㅎ” 라고 

카톡 하나 왔다고 합니다.


그 뒤로 특별한 연락은 안했다고 하네요.


제가 단톡 모두에게 축의 얼마 했는지
직접 물어보고 들은 게 아니라서
C는 얼마 했는지 모릅니다.

또 A, C말로는 D가 남편을 만난 이후로 

태도가 조금 쎄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당시 제가 유산으로 힘들 때라 

굳이 저한테 말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뭔지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보셨을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댓글에 30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달았습니다.


받을 마음 없습니다.


글 마지막에 30만원이 아깝다고 썼지만,
액수에 대한 아까움보다는 호의로 전한 돈이
오히려 독이 된듯한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에서였어요.


지금은 D에게 어떠한 연락도 

먼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D가 이전에 돈과 관련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고
그냥 A~C와 다를 것 없이 좋은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대화는 

더 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얼굴 안보며 살다 서서히 멀어지는 것도
지금 제 상황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애 떨어졌다는 말을 한 D의 남편에게선
무조건 사과를 받아내고 싶습니다만..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연락이 불편한 마음이 커서 그런지…


좋은 생각 있으시면 조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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