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있음) 남편이 친구처럼 지내자네요

이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고

저희는 7살짜리 남자애 하나고

결혼 9년차 부부인데요

어제 남편이랑 족발에 소주 먹는데

갑자기 남편이 ” 우리 그냥 친구처럼 지낼까?”

그러는거예요

그래서 그게 뭔 소리냐 그랬더니, 솔직히

솔직히 언제까지 막 죽고 못살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 없잖아

다 정으로 살고 애보고 살라 그러지

그러니까 우린 그냥

그런 거 너무 연연하지 말고 친구처럼 지내자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혼하자는 얘기를 돌려서 하는거냐

아니면 바람이나도 났냐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거냐고

막 남편한테 따졌더니 하는 말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혹시나 

애 크고 그랬을때

서로 혹시 자유로워지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이 생기면 이해해주는게 

어떻겠냐 라고 하더라고요…

이거 아무리봐도

나중에 바람필 구실 만들어놓는거 

같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나는 친구랑 살 부대끼면서 

살 생각도 없고 애 키울생각도 없으니

자유로워지고싶으면 

도장찍고나서 자유로워져라

그때는 니 맘대로

한강물에서 목욕을 하던 

강남에서 스트립쇼를 하던

상관 안할테니까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너무 빡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러면 나중에 서로 더 힘들다고

한번 생각이나 해보래요

요즘 누가 그렇게 백년해로하고  사냐고..

진짜 소주병으로 조동아리를 

후려쳤어야 하는건데

그냥 이혼이 답일까요??? 

아무리 곱씹어봐도 미친거같아요

후기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남편이 친구처럼 지내자고 했었던

글 올렸던 사람인데요..

일단은 그날은 진짜 당황스럽기도 하고

진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넘어갔는데

글 쓰고 여러분들의 조언을 보고 나서

차분하게 다시 대화해봤어요

일단 본인 말로는 여자가 생긴건 아니래요

근데 차라리 

여자가 생긴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차라리 그게 이렇게까지

비참하진 않았을거같아요..

절 사랑하지 않는거 같다네요

정말 좋은 와이프고 

애엄마고 좋은 친구인데 여자로는 안보인대요 

그냥 이제는 가족같다는 느낌만 있지

여자로서 사랑하는건 아닌거 같아서 

자기도 고민 많이 했다네요

들으면서 진짜 누가 

뒤통수를 망치로 내려친거 같았어요

친구처럼 지내자는 말에도 

눈물이 안났는데

여자가 생겼다고 바람피는 중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다 받아내고 

이혼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었는데

나한테 아무 감정이 없다는 말은

가슴을 후벼파는 것처럼 고통스럽네요..

정이 떨어져서 이혼하고 싶다고 한다면 

해줄 수도 있지만

자기도 더 노력은 해보겠다고 말하는데

이틀정도 차분히 앉아서 생각했어요

내 10년은 뭐였을까 

난 왜 그렇게 아둥바둥 살았을까

난 저런 인간을 왜 사랑했을까

 왜 결혼했을까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은 이혼절차를 밟으려고해요

복직이나 집 문제, 양육권 문제도 있고

쉽지는 않겠죠..

그래도 차라리 마음이 편한 것도

어느정도 있네요..

저걸 숨기고 앞으로 쭈욱 살았다면

전 저 사람한테 끝까지 

기만당하면서 혼자 사랑하고 살았겠죠

드라마같은 사랑은

정말 드라마속에만 있었나봐요..

내 현실은 비참하고 

잔인하고 고통받는 사랑이었네요

여러분들이 기대하신

사이다같은 후기가 아니라서 죄송해요..

그래도 응원해주시고 

같이 화내주신 모든 분들은

저보다 나은

행복한 꽃길만 걸으실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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