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있음) 살림 안 하는 시어머니랑 한판했네요

너무 빡쳐서 애데리고 친정와서 씁니다

신혼집 전세 얻어서 살다가

집주인이 사업하는 게 안좋아

급매로 넘긴다고 우리한테 먼저

매매하겠냐고 물어봤어요

제가 만삭이어서 고민하다가 시댁에 들어갔는데

시댁은 58평 아파트에 삼남매 다 결혼해서 나가고

시부모님만 사셔서 방이 2개가 남았거든요

시어머니는 아이 셋 키우며

시아버지 일하시는 거 도우시고 하느라

여태 가사 도우미 쓰셨어요

저희가 집에 들어간지 3주 후에 출산했고

산후조리원에 갔다가 좀 시간 지났는데

갑자기 시어머님이 집에 살림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는데 굳이 도우미 써야겠냐며

도우미 분들한테 그만 오시라고 했대요

여기까지는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시어머님은 시아버님이 출근을 딱 하자마자




나가셔서 퇴근하기 전에 들어오세요.

여태 힘들게 사셨다고 마사지에 골프에 모임에

요가에 엄청 바쁘시거든요.

결국 살림은 점점 제몫이 되가는 거에요.

애 이유식 시작하면서 더 정신없는데

집일 넓어서 청소할 곳도 많지 빨래에

뭐에 집안일에 치여서 살게 되는거에요.

그러면서 부부싸움도 자주하게 되니

신랑이 어머님께 따로 얘기했나보더라고요.

식기세척기있고 건조기있고 로봇청소기있는데

니가 뭘 얼마나 하냐고 그러셔서 1차전을 했었어요.

그리고 제가 오늘 간만에 조리원에서 친하게 지냈던

엄마 3이랑 애기들 만나기로 했었거든요.

미리 얘기는 했었고 오늘은 일어나서

애기 챙기다 보니 어느새 나가셨더라고요.

그렇게 저도 나가서 간만에 수다도 떨고

아기수영장가서 놀아주기도 하고 그러고

7시반 되서 집에 왔어요.

신랑도 간만에 나가서 신나게 놀고 오라고 해서

좀 더 놀다 온거에요.

집에가니까 분위기가 싸하더라고요.

오늘따라 시아버지랑 신랑이 칼퇴해서 일찍 온거에요.

시어머니는 당연히 제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늦게 오셨나봐요.

오시니 남편이 치킨 시켰다고

와이프 오늘 약속있다고 했는데

엄마는 집에 계시지 그랬냐고 했대요.

아버님이 집에 오시면 바로 밥드시고 운동하러 가셔서

이건 꼭 지키라고 하셨거든요.

얘기하다 보니 평소에

제가 집안일하고 저녁준비도 다한다는걸

아버님이 알게되셔서 한소리 하셨나봐요.

그 타이밍에 제가 들어갔고

저한테 시어머님이 퍼부으시는거에요.

나간다고 얘기를 하던가 집에서 애보는 사람이

일찍 들어와야지 여태 뭐하다 들어왔냐며

막 해대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참았던거 터뜨렸어요.

제가 평소에는 순하다가

화나서 터뜨리면 장난아니거든요.

신랑도 진짜 다른사람같다며

그렇게 화내기전에 조심하는 편이에요.

시어머니가 제가 그렇게 들이받을지 몰랐는지

당황해서 어버버 하시더니 안되겠는지

쓰러지는척 하시더라고요.

그꼴도 짜증나서 아버님께 좋은게 좋은거라

저하나 참으면 되니까 여태 참아왔는데

저도 쌓인게 많아서 큰소리 냈다고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방에 들어갔어요.

신랑이 따라오더니 처갓집가자고 해서

애데리고 친정이네요.

나가서 친정부모님들께도 말해야 하는데

어떡해야 하나싶어서 애기자는 방에 그대로 있어요.

신랑은 집에가서 상황본다고 다시 갔어요. 아직 연락은 없네요.


후기

열받아서 막 써내려갔는데

많이 읽어주시고 댓글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오해가 있으신 부분에 대하여 좀 써볼까 합니다.

  1. 왜 시댁에 들어갔나

처음에는 주변에 전세 알아보고 있었는데

제가 막달에 스트레스를 좀 받아서인지

배뭉침이 심하고 하혈이 좀 있어서

우선 가까운 시댁에 들어가 있었어요.

친정은 두분이 식당운영하셔서

늦게까지 일하시느라 저를 보살펴주실 분이 안계세요.

신랑도 출장과 야근이 많거든요.

그리고 먼저 어차피 남아있는 방에 있다가는건데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저 불편할까봐 화장실 달린 안방도 내어주시고

처음에는 신경안쓰이게 해주신다고

배려많이 해주셨어요.

그래도 그냥 있기 그래서 생활비 드리고 있어요.

  1. 아버님과 남편은 알아서 식사 못하나

아버님이 월수금은 회사에서 저녁드시고

운동하러 가세요.

그나마 화목도 약속있고 하시면

집에서 식사하시는 날이 별로 없으세요.

약속취소 되거나 운동안가시면

어머님께 미리 말씀해주세요.

집에서 저녁먹는다고.

저 날은 원래 선약이 있으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맘편히 갔다온거에요.

신랑은 치킨시켜서 야구본다고 신나했구요.

어머님은 당연히 제가 집에 있을줄 알고

얘기안하셨대요. 타이밍이 참 그렇죠 ㅎㅎ

  1. 가사도우미 내보냈는데 왜 별말 안했나

시어머니가 원래 뭘 늘어놓는걸 좋아하세요.

여행다니시면서 모으신 장식품들

크리스탈 뭐 그런것들이요. 그

래서 집이 치워도 정돈이 안된 느낌이었어요.

그렇다고 그거 일일이 닦는것도 일이니

도우미분도 가끔씩 닦는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큰맘먹고 장식장 큰것 하나 사서

거기 다 넣어두고 있는줄도 모르고

모아둔 것들이랑 싹 정리를 좀 했어요.

아버님이나 신랑이 속이 다 시원하다 하고요.

처음엔 좋아하시더니 그게 기분이 나빠지신 건지

도우미분 내보내시더라고요.

안그래도 오래 일하셔서 쉬고 싶다고

그만둔다고 몇번 하시면서 월급도 꽤 올려주셨대요.

그분 월급나가는 걸로 좋은거 먹는다고 생각하고

그만두게 하겠다고 하시고

어머님이 쓰시던 카드 저한테 주시긴 했어요.

애기것 사고 하면서 장볼일은

너희가 많으니 너가 가지고 있으라고요.

덕분에 돈은 많이 안나가지만

장도 제가 보고 요리도 제가 하게 되었지요.

(저희 생필품과 애기것은 저희가 장만해요)

그 동안 어머님 안계실때

제가 아버님 식사 많이 챙겨드리고

또 저있다고 어머님도 맘껏 여행다니시고 하셨어요.

아버님이 몇번 어머님께 말씀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잘챙기라고 애보고 살림하느라

힘들지 않겠냐고요.

어머님은 내가 애들 키울때는

관심도 없더니 며느리는 신경쓰이나 보다고

저한테도 질투난다고 장난식으로 얘기하고 하셨어요.

아버님이 몰래 가끔씩 용돈도 주시고

주말에는 외식하자고 많이 하시거든요.

사실 아버님이 아침 점심 다 회사에서 드시고

저녁도 많아야 일주일에 2번 드시는게

다라 딴건 신경안써도 저녁먹는건 좋아하는거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요.

어르신들은 집밥 좋아하시잖아요.

그 날 저를 친정에 내려주고

다시 집에가서 신랑과 시어머니가

엄청 싸웠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님은 남편이 막 대드니 아버님이

뭐라하실줄 알았는데 아버님도 아무말 안하시니

서럽다 뭐 엄청 하셨나봐요.

집안일은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했어도

신랑한테도 별말 안했는데 다 알고 있긴 했나봐요.

그동안은 집에서 세탁하던

와이셔츠도 드라이 맡기고 하니

모르는게 바보인가요?

암튼 그래서 결론은 친정으로 들어와 살기로 했어요.

32평 아파트에 오빠도 저도 자취하다가 결혼해서

집에 부모님 쓰시는 가구밖에 없거든요.

다음주에 시댁에서 쓰고있던 가구 옮기기로 했어요.

어머님한테는 메시지가 왔어요.

내가 생각이 모자랐다미안했다 마음풀고

나중에 좋은 얼굴로 보자 미안하다뭐 그런 내용이요.

그래서 저도 서운했던거 사실이고

저도 화나서 큰소리로 대들었던건 죄송했다고

먼저 사과해주셔서 감사하고

괜찮아지면 찾아뵙겠다 했어요.

사이다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잘 풀린거 같아요.

앞으로는 더 똑부러지게 살아보도록 할게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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