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기적이라고 욕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서른둘이고
남동생은 스물아홉입니다
동생은 사회복지학과 나왔고
사단법인 소유의 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데
엊그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며
이번 주말에 인사하러 오기로 했는데
여자분께서 장애가 있으시다고 했어요
청각장애가 3급이라고…
무슨 이어폰인가 사용하면 들리는 수준인데
더 큰 문제는
지적장애 3급도 같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적장애 3급이면 초등학생 수준)
아버지 어머니도 당황하시고
아무말도 못하시다가 정말 확실한거냐고
이 사람이 맞는거냐고 아버지가 묻자
제 동생이 정말 확고하고 굳은 표정으로 “처음에는
그냥 도와주고 싶었는데
지금은 너무 사랑한다고
천사가 사람의 모습을 했다면
이 여자일 거다” 라며
살면서 본 사람중에
가장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래요..
그리고 여자분이 직업 재활센터에서
돈을 벌고는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사람들 상대로 공예? 이런거
가르치기도 하고 뭐 하는거라던데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제 동생이지만
착하고 키도 크고 훈훈하게 생겼어요…
정말 저는 그냥 보통 사람.. 많
이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그런 사람을 만나길 바란건데..
제 욕심이 너무 큰가요..?
어머니는 동생 가고 나서 우셨어요…
아버지 앞에서 따로 말은 못했는데…
저 붙잡고 우셔서
제가 다시 얘기해보겠다고 했어요…
근데 원래 뭘 말하든 싫은소리
싫은표정 한 번 없이 잘 하던 애가
너무 확고하고 단호한 모습이라
허락 안하면 연이라도 끊을까봐 무서워요…
가슴에 누가 시멘트를 부은거 같은 기분이예요…
사람 차별하면 안되는게 맞는데…
내 가족 내 동생한테는 싫어요…
어떻게 하죠….



추가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동생 이야기로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댓글 주신것들 다 잘 읽어보았고요…..
주말 사이에 일단
그 아가씨는 못 오게 했습니다..
제가 동생에게 직접 그래도
부모님을 만나뵙게 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준비가 진행되고 나야 하는 것인데
부모님들께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드려야하지 않겠냐고
설득해서 일단 집으로 오는 것은 미뤘습니다…
그 사이에 어머니는 거의
며칠을 뜬눈으로 울고불고 하셨고요….
그리고 댓글중에
여러 말들이 있었지만
일단 첫째로 동생이
그런 장애가 있는 분과 어울릴 급이라서
제 동생이라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인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해명합니다.
저 그렇게 눈 삐지 않았습니다.
제 동생이라서 훈훈하다라고
그냥 간단하게만 설명하고 넘어간 것이지
솔직히 잘생긴 편입니다.
정말 괜찮게 생겼어요.
그래서 더 억울한겁니다.
진짜로 어디 하자 있거나
일반적인 사람을 못만날 정도로
외모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저도 그러려니하고 이해하고 넘어갔을겁니다.
솔직히 벌이가 좋은편이 아닌데도
소개팅이나 선자리 꾸준히 들어오고
같은 복지센터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댓글 보다가
몇몇 분들이 지적해 주신 부분이…
맞지 않을까…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애관련 성벽이나, 관계 우위,
혹은 본인도 느끼지못하는
구원자 컴플렉스…에
해당하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요..
아직 그런 이야기를
부모님께 드리거나
동생과 나눠보진 않았지만
일단 베댓 조언처럼 동거나
연애를 더 길게 하게 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부모님께 운은 띄워놓았습니다.
그래도 안된다면
그때는 제 손을 떠난 일이겠죠….
며칠 지났다고
마음이 약간 초연하게 가라 앉았네요…
어쨌건 본인이 밀어부친다면
저희 부모님은 아마 허락하실거고
엄마는 매번 고통받으실거예요…
저는 그 꼴은 못보니까 연을 끊던가 해야겠죠
니들끼리 잘 살으라고..
왜 우리집에 이런일이 생긴건지
아직도 안 믿겨지네요…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가정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믿겨지지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