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싫어하는 친구의 안 좋은 소식에
하루종일 기분 좋다가
문득 제가 괴물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쓰게 됐어요
저는 지금 34살인데, 20살 때부터 26살까지
연애했던 첫사랑이 있어요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냥 믿고 남친 소개시켜줬다가
둘이 바람이 났었어요
출장간 줄 알았는데
둘이 해외여행 갔던 거였고,
아파서 데이트 못 하는 줄 알았더니
친구랑 둘이 있었던 거였죠
감기때매 못 나갈 것 같다고
목소리 쫙 깔고 앓는 소리 해서
진짜 걱정하는 마음으로 죽 사서
남친 집에 갔다가 둘이 붕가붕가 하는 걸 봤어요
현관문이라도 잠궜으면
차마 상상도 못 했을텐데..
그래서 그 일 이후로 헤어졌고
남친은 물론 그 친구와도 연락하지 않았고
걔들도 저한테 연락하지 않았어요
근데 친구는 초딩 동창이고
남친과도 꽤 오래 사겼고 하다보니까
같이 아는 친구나 지인이 꽤 많아서
소식을 안 들을 수는 없었어요
친구가 혼전임신을 해서
결혼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근데 그 때 나이가 27이었고
전남친이 제대 후 자리를 못 잡았었거든요
그래서 아이 낳고 아이랑 같이
크게 결혼식 할 거라고
그 친구가 떠벌리고 다니더라고요
그 때는 부글부글 했는데
애 낳고 1년 2년 3년이 지나도
결혼식 소식은 없더라고요
근데 어느 순간 제가 참 한심하더라고요
쟤들은 이미 애 낳고 잘 살고 있는데
몇 년 동안 걔네들 신경 쓰면서
안 좋은 소식 들리길 바라고나 있고
참 한심하고 내 인생이나 신경쓰기로 했어요
몇 년 만에 상처도 훌훌 털고
남친도 생겼고 작년 12월에는
그 남자와 결혼도 했답니다
제 결혼 소식 들었는지
잘 지내냐는 연말 잘 보내라는
미안했다는 문자를 전남친한테 받았는데
읽고 씹었어요
그리고 오늘 오전에 바람났던
그 친구가 가정폭력으로
얼굴이랑 몸에 멍들었다고
이혼한다고 난리 났다고
친구들이 막 그 얘기만 하더라고요
때린 사람은 전남친이라네요
같은 여자로서 그런 일을 당했다면
같이 화나고 그래야 하는데
나한테 상처준 애들이
그렇게 살고 있구나란 맘이 더 커서
쌤통이란 생각이 자꾸 들어요
실제로 오늘 직장에서
기분 좋은 일 있냐는 말만 여러번 들었어요
밤 되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다정한 내 남편이
만약 나를 때린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니
제가 갑자기 괴물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