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
재작년 가을에 옆집 감나무 서리하려고
감나무집 창고쪽으로 올라가서
나무가지 밟고 감 따다가
가지가 부러지면서 떨어져서
일주일간의 병원 치료 끝에 돌아가셨어요
처음 병원 이송되었을 때 바로 수술하지 않았고
그 이유가 뇌출혈이 있지만 심하지 않으셔서
수술하지 않고 약물치료하고 있었는데
4일째 되던날 갑자기 잠을 많이 자고
어눌해져서 CT를 찍었는데
뇌출혈 양이 갑자기 늘었다고 해서
중환자실 들어가서 수술하셨고
경과가 좋지 않아 3일후 돌아가셨습니다
중환자실 들어가기전에
맑은 정신은 아니였지만 의식이 있으셔서
저랑 남편을 부르더니 꼭 부탁할 게 있다면서
남편 동생을 잘 좀 부탁한다고 하셨어요
사실 남편 동생은 지금 마흔이 넘었는데
나이에도 제대로된 직장 한번 갖지 못한채
일용직 전전하고 툭하면 술값 외상에
말도 안되는 논리를 대며 시비를 걸고
싸움박질하는 소위 망나니 입니다
애들도 삼촌왔다고하면
친구집에서 놀다 밤늦게 들어오겠다고해요
시어머니가 서리하다 떨어진
감나무집에 찾아가서 병원비와 합의금을 내놓으라고
행패부리다가 경찰출동도 했고
감나무집에 찾아가
저희부부가 고개숙여 사과도 했습니다
그런 동생을 책임져달라는 시어머니 유언에 따라
남편은 생활비 부터 대주기 시작했어요
생활비를 대주니 일을 아예 안하게 되고
계속되는 돈요구에 겨울엔 추우니
저희집으로 데리고 오더라구요
퇴근하고 집에오면 식탁위에 놓인
술병 먹다 남은 라면에 먹고남은 과자봉지들..
애들은 삼촌이라면 질겁하고
첫째는 삼촌 언제가냐며 날마다 저를 볶았어요
겨울방학 핑계로 애들을 친정집에 보내서
애들이랑 애들삼촌을 분리시켰어요
봄이왔지만 주택살기 싫다며
돌아갈생각을 안하더라구요
그러다가 베란다에서 창문열고 담배피우다가
윗집과 옆집하고 시비가 붙었고
결국 경찰을 부를 정도로 싸움이 났어요
그때도 남편은 자기 동생 감싸기에 여념 없었어요
그때 남편과의 관계가 많이 틀어졌어요
내보내라고 달래다가 화내다가 반복했지만
시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끝까지 동생을 끼고 살더라구요
그러다가 5월에 결정적인 사고가 났어요
그날은 주차5부제에 걸려서 버스타고
출근했던 날이였는데 술마신 상태로
집에있던 제 서브 차키를 가지고
나갔다가 사고를 냈습니다
피해입으신 분이 중태에 빠졌고
절대 합의 못하겠다는 가족분들을
남편이 찾아다니며 거액의합의금을 물고
합의했습니다
그 거액의 합의금은
저와 상의없이 적금을 해약해서 만든 돈이였습니다
지지고 볶고 많이 싸웠습니다
지금이라도 내보내면
애들아빠 자리는 빼앗지않겠다고했지만
시어머니 유언은 그 어느법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남편은 듣지를 않았어요
그리고 7월.
시동생은 남편차로
무면허음주운전 적발되었습니다
결국 이혼서류를 제출 했습니다
이혼하는 마당에도 자식은 나 몰라라하고
자신의 동생만 감싸고 도는
남편덕에 두 아이의 양육권은
제가 갖게되었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와 함께 새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혼 전엔 남의 눈이 두려웠고
아빠없이 자라게 될 아이들이 안쓰러워
이혼을 주저했지만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행복합니다
애들도 아빠를 찾지않습니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큰애가
제 버팀목이 되어주고있습니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이젠 서류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된 전남편이 동생이
사고친 합의금을 물어주기 위해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고합니다
시어머니의 유언대로
잘 받들고살고있는것 같더라구요
시어머니는 결혼직후부터 이혼때까지..
저를 참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시어머니의 생신인 오늘. 참 많이 생각나네요
(정정합니다 어제가 생신이였네요
음력이라 제가 헷갈렸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