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 창창한 시누의 혼전 임신으로 난리난 시부모

우리 시누는 어릴때부터

유달이 공부잘해 집안의 관심을 받았음

특시 시부모 자부심이 대단했음

한국에서 다 인정하는 대학 다녔고

졸업이냐 대학원이냐 고민중에

장차 교수로 키우겠다며 대학원 진학시킴

울 남편 키울때 보다 훨씬 더 공들여

집안 삼짓돈 다 털어 공부시키는 모습에

남편이 좀 씁쓸해할 정도.

그런 시누가 석사도 끝내기전에

덜컥 임신해서 시부모님 난리남

어떤 새끼냐 남의 집 금지옥엽 귀한 딸

임신시킨 놈 당장 죽여버린다고 길길이 뜀

일단 시부모님 진정시키고

시누한테 의사 물었더니

상대는 회사다니는 성실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아기 생긴것도 

기뻐해줬다며 결혼하겠다고 함

시누는 진심인듯했음

그런데 시부모님(특히 시아버지) 초상집 분위기.

상대 남자는 평법한 집 사람인 듯 했음

직업도 대기업은 아니지만, 이름은 들어본 회사

우리 시부모는 모든게 다 불만이라며

장차 대학교수될 애인데

사위는 의사, 변호사, 고위공무원까지 생각했는데

대기업도 명함 못내밀판에 그딴 작은 회사가 뭐냐며

눈감을때까지 상대 남자 욕을 했음

그러다 남자가 인사드린다고 집에 온다기에

우리 부부도 참석했는데, 남자가 큰절 올리자마자

무릎 꿇으라고 호통치더니

얼마나 귀하게 키운 딸인지에 대해 일장연설..

처음엔 그래 딸가진 부모 심정 저럴수있지 싶다가도 

식은땀 흘리며 한참을 욕듣고 있는 남자 보니까


저 남자도 자기집에선 귀한 아들일텐데 싶어 

안쓰럽기도 했음.

솔직히 내 아들이면 

나는 저 집에 장가안보낸다 싶을 정도로 푸대접을 함.

밥상도 안차리고 차만 한잔 줌. 과일도 없음.

남자는 나름 소고기며 과일이며 양손 무겁게 왔던데


남자가 그래도 인상 좋고, 하나 불쾌한 티 안내고 

끝까지 죄송하다 하고 잘해보겠다고 함.

그럴수록 시아버지는 더 기고만장해서 목청껏 호통침. 

결국 보다못한 남편이 아버지 그만좀하라 했더니


또 오빠라는 놈이 누구편이냐고 불똥 튀고 욕하고


집안분위기 쑥대밭 돼서 

그 남자 얼른 보내고 우리도 집에 와버림.

시누는 그날 너무 울어서 

집에 가기싫다고 우리집으로 옴.
 


하루 재우면서 남편이랑 시누 이야기하는데


시누는 그 집 인사갔을때


임신인거 알고 얼마나 놀랐냐고 

시어머니 되실 분이 현관에서부터 꼭 안아주셨다고 함.


집에 들어가니 시아버지는 꽃다발을 주고..


넉넉한 집은 아니지만 사랑 많은 집 같아서 

본인은 좋은데 엄마아빠가 저렇게 나오니까 

너무 힘들다고 펑펑 움.



내가 아이고 아가씨 그래도 

나한테 없는 시부모님 복 있으면 됐어요 

나는 결혼하고 임신했는데 

어머님 아버님한테 휴직하면 

돈 못벌어 어쩌냔 소리부터 들었어요 했더니

시누 다시 울면서 나한테 미안했다고 함. 

자기가 철이 없어서 언니맘 몰랐다고..

(이 얘기는 길어서 패스

궁금하신 분은 맨 밑에 보시면 됩니다

글 다 읽고 보셔도 됩니다)



여튼 우여곡절 끝에 상견례 잡혔는데


상견례에서 결국 파토나버림.

남자쪽 부모님, 남자 누나, 남자 누나의 남편, 남자


이렇게 상대쪽 5명은 일찌감치 와서 기다리고있고


우리 부부도 먼저 도착해서 함께 기다리는데


일부러 그랬는지 우리 시부모는 시누 데리고


20분 늦게 들어옴.
 


남자쪽 식구들은 예의차리며 일어나 반갑게 맞는데


울 시부모 대충 인사받고 불만가득한 얼굴이고


시누는 오기전에 실랑이했는지 지친얼굴..

아니나다를까 서로 인사 나누기도 전에


시아버지 얼굴 시뻘겋게 성질난 얼굴로


우리 귀한 딸 이렇게 임신시켜서 

창창하던 앞길이 막혔다부터 시작해서 

섭섭하고 또 섭섭하다고,억울해서 밤에 잠을 못잔다고,


집도 한칸 마련못해놓고 

장차 교수며느리 데려간다는 등


우리한테 계속 반복하던 레퍼토리를 시전함.



듣는 내가 등줄기에 식은땀 나는 싸한 분위기.

상대쪽 부모님은 당황하셨는지 

입 꾹 다물고 듣고만 있고, 남자는 고개 푹 숙이고,

시누는 결국 울고, 우리 남편이 아빠 그만해


말려보지만


시끄러 이새키야 하며 상욕까지 시전.

그러자 상대방의 누나 되시는 분께서


“엄마 아빠, 이 결혼 시켜야겠어?”


라고 그 분위기를 깸.

울 시어머니가 발끈하니

내 동생이 강ㄱ이라도 했어요? 

둘이 좋아 사고치고, 두 가족들이 수습하러 나왔는데 

어디서 누구한테 행패에요? 라는 식의 말을 했던듯. 

야무지게 따짐.


속으로 나랑 같은과구나 싶었음.
 


시어머니는


역시 여자 임신이나 시키고 다니는 집구석이니 

저런 시누가 버티고있네 시집보냈으면 큰일날뻔했네 

이결혼 못시켜 못시켜 소리지름.



시어머니 vs 남자의 누나


구도로 큰소리 오가다가


시아버지가 어디 버르장머리없게 어른한테 큰소리냐고 

이 결혼 못시킨다고 시누 끌고 나감.

입덧때문에 기운없는 시누는 울면서 끌려나가고


시어머니도 따라나가고

나랑 남편이 남아서 허리를 숙여가며 사죄드림.

상대방 부모는 갑자기 당한 일에 기가 막힌지 

제대로 말도 못하셨고,

남자 누나는 우리가 사과하니 울음 터뜨렸음.


그 남편 되시는 분이 데리고 나감.



남자는 입 꾹 다물고 우리한테 꾸벅 인사하더니

부모님 모시고 돌아감.

그뒤로 결혼 파토났음.



남자 부모님 측에서도 결혼반대 입장 보였고


남자는 아이는 책임지겠으나 결혼은 못하겠다고 했다함.

한편으로 생각하면 남자측도 이해되고,


한편으로 생각하면 애도 있는데 너무한다싶고


양쪽다 안타까운 상황이었음.


시누는 처음엔 아이낳아 양육비 받아 기를 생각도 했는데


안타깝게도 아기가 먼저 떠나게 됨.

시부모는 차라리 잘됐다는데


나는 시부모한테 싸패끼가 있다고 생각했음.

그 일이 있고 시간 많이 지났음.


시누도 이제는 마음 추스리고 잘 살고있음.


더 자세한 근황 쓰면 혹시나 주위에서 알아볼까봐 

여기까지만 함.

그냥 마무리하고싶은 말은


남자든 여자든


서로 원해서 사랑한거고, 둘이 피임 제대로 못한 책임은

같이 지는거고, 둘이서 가정 꾸리겠다 결심했다면 

부모는 니가 잘했니 니가 잘못했니 하지말고 

지지해줘야하지 않겠나 싶음.


-몇년이 지나서 올라온 후기 글-

몇년이 지났지만 시누는 아직 석사패스 전이에요.

시부모 설명에 ‘지극히 평범하다’ 한건


지극히 평범한 서민집안에


아직 박사도 아닌 석사과정 중에 불과한데


벌써 명문대 교수 부모 된거처럼 

의사,변호사,검사 사윗감 얻을거라고 

큰소리치고 다니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남의 집 아들 깎아내리는 모습 보면서


흔하디 흔한 뱁새들이 왜저리 스스로를 모를까 

싶은 생각에서였어요.



시누도 공부잘한다고 오냐오냐 키워서


시부모랑 명절 마찰 이후 우리 친정 가정교육

저의 학벌 운운할만큼 싸가지가 없어서 

제가 몇년 연끊을 정도였는데

나중에 성격도 유해지고


조카는 이뻐해주고 잘하기에


제가 풀고 다시 지내고 있었어요.



그래도 같은 여자로서, 애 뱃속에 품어본 엄마로서


임신한 시누 별탈없이 시집가서 애 낳고 살았으면 싶던데 

일이 그렇게 되었네요.



나중에라도 교수된다면 시부모의 승이라는 

댓글도 있던데 제 생각은 달라요.



저는 시누가 그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잘 살았을거 같아요.


그 사람 만나고 확실히 

성격도 많이 부드럽게 바뀐거도 사실이구요. 

세상 지밖에 모르는 까칠이를 순둥이로 

바꿔간거 보니 참 괜찮은 인품의 사람이었던거 같은데..



남자는 그뒤로 결혼했는지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시누는 몇번 선자리 나갔어요.

아직 결혼급한 나이는 아닌데 

여자 나이 많아지면 교수되도 선보기 힘들다고 

일찌감치 사윗감 정해놓겠다고 시부모가 주선했는데

다 잘 안됐어요.



선자리 나온 남자집안에 교수될 애다 뻥쳤다가


대화해보면 석사 밟다가 쉬는중에 불과하고


집에 가진거도 없다는거 드러나면


다 도망가더라구요.
 


그래도 상대남자 대학간판이 모자라서 자격지심이니,

돈만 밝히는 집안이니 어쩌니 욕만 하고


자기들 문제점은 모르는 시부모라


앞으로 수없이 저러겠거니 하고


저랑 남편은 그러려니 우리끼리 살고 있어요.


시누도 그런 부모 뜻대로 살고있는중이고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살아가겠지만



시부모가 그때 그 난리치며


딸 결혼 막은게 잘한건 아니다 싶어요.

-시누랑 사이 안좋았던 일-

결혼 후 첫명절 사건임


점심 먹고 일어나려니까


시부모 대놓고 불쾌한 표정 지으며


매년 이럴거냐, 우리 ㅇㅇ이(시누) 시집가면 

지금쯤 올텐데 매년 얼굴 안보고 살거냐

생각이 있냐없냐 뭐 이런 소리 시전해서

시집도 안간 시누 못볼 걱정에 

내가 내 부모 보러 못가냐고 버럭하고 나왔더니

쫓아나오며 버릇없다 소리 하다가


남편이 엄마아빠가 헛소리 해놓고 

누구보고 버릇 타령 이냐고 창피하다고 또 버럭했더니



저거 잘못 건드리면 안되겠다 싶었는지


좀 조심함.



그날 버럭사건으로 시부모는 

그저그렇게 데면데면 지내는데

나이 한참이나 어린 시누가 지 부모 당했다고 

도끼눈 뜨고 싸가지없게 굴어대서

아예 안보고 살기도 했음.



그래도 몇년 지나 우리집에 애 생기고 하면서


‘언니 그땐 내가 철이 없었어요’ 하는 편지랑


아기 선물 보내오고, 꽃바구니 보내고 하기에


돌잔치 기점으로 다시 왕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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