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한테 막말하던 남자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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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군대를 입대하기 2년 전에

같은 대학교를 다니던 

여자애를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

그 애는 얼굴은 반반했고 낯도 많이 가리고 

좀 다가가기 힘들었던 애였다

나는 그 애가 계속 눈에 들어왔고 볼 때마다 

인사하고 괜히 친한 척 말을 걸었음

그렇게 점점 친해지다가 

고백까지 하게 됐는데 거절하더라

 자기가 누굴 사귈 상황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나는 포기하기엔 이미 너무 좋아해서

끈질기게 꼬셔서 결국 사귀게 되었고

우리는 진짜 서로 좋아하면서 잘 사귀고 있었다

근데 그 애는 만날 때마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이 밥 먹으러 가면 배부르다고 먹지를 않고 심지어



영화관 같은 간단한 데이트 비용도

부담스러워 하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내가 사려고 하거나 더 내려고 하면

너가 왜 사주냐고 정색하면서 괜찮다고 했었음

알바도 하는 애가 왜 저렇게 돈이 부족하고

남자친구가 사줄 수도 있는데 자꾸 민감하게 구니까

자꾸 그 애에게 의문이 생기더라

나중에 조용히 물어보니까

그 애 부모님이 좀 막장이셔서

20살 되자마자 그 애 이름으로 대출이란 대출은

다 땡겨 썼나 봄.

뭐 당연히 갚을 능력은 안 됐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돼서

본인이 알바하면서 갚고 있는 거였음

그렇게 그 애 상황을 알게되니까

그 동안 쌓였던 오해가 풀리고

혼자서 앓고있던 게 너무 안쓰러웠음

그래서 그 날 이후 빚 다 갚을 때까지

서로 검소한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 했는데

돈 안 쓰고 연인끼리 놀 수 있는 장소가 딱히 없어서

결국 그 애가 살던 원룸방에서 대부분 지내게 됐음

그 애가 요리를 해주고, 내 노트북으로 영화도 보고

술 마시고 싶을 땐 편의점 맥주 사서

공원에 앉아서 마시는 소소한 데이트를 했음

그 때에는 그냥 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애 사정에 맞추면서

데이트 하는 것도 질리고 애정도 식어가면서

그 애랑 헤어지고 다른 평범한 여자애를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계속 생겨나더라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큰맘 먹고 샀던

아이폰을 그 애가 신기하다고 구경하다가

실수로 떨어뜨려서 액정이 나간 적이 있는데

내 자신이 정말 역겹다고 느낀게

부서진 아이폰보고 든 생각이

지금 헤어질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게 되더라

엄청 미안해 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애한테

“아니, 니가 백날 벌어도 못 사는 거를

조심 안해서 떨어뜨리니까

니가 아직도 그렇게 사는 거야”

이딴 쓰레기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울면서 어떻게든 변상하겠다고 미안하다고

그러지 말라고 하는 애한테

“그냥 여기서 헤어지고 연락하지 말자.

어차피 너 이거 변상 못하잖아.

연락하면 수리비 청구할 거니까 절대 연락하지 마”

이딴 찌질한 쓰레기 멘트로 이별을 통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너무했나 싶다가도

뭔가 해방된 기분에 속이 시원했는데

며칠이 지나고 마지막의 그 애 얼굴이 자꾸 떠오르면서

미련이 남은건지 자꾸 불편한 마음이 들더라…

무엇보다 내가 했던 쓰레기 같은 말들이

그 애한테 너무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후회스러웠음…

근데 그렇게 심한 말을 해놓고

어떻게 그 애한테 연락할 수 있겠음..

결국 미안하다는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군대를 가기 위해

개강 전에 휴학을 신청하고

그 애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채로 살다가

입대하기 하루 전날에 술을 마시고

내일 군대 간다는 생각에 감성이 충만해 지니까

계속 그 애 생각이 나더라..

자꾸 내가 이별할 때 내뱉었던 말들이 생각이 나고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죄책감이 들음

그러다가 결국 못참고 그 애한테 문자를 보냈음

“나 내일 군대가.. 너랑 헤어지고 난 후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찌질해서 시도조차 못했어..

너한테 그 때 했던 말은 절대 진심이 아니였어

물론 너는 이미 상처를 받았겠지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었어..

정말 미안하고 앞으로 잘 살았으면 해..”

이렇게 보냈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도 그 애한테 답장은 안 오더라

뭐 당연한 거겠지 생각하면서도

그 때 얼마나 상처를 받았으면 답장도 안할까

생각이 들어서 죄책감에 우느라 잠을 설쳤다..

부모님은 내가 군대때문에 울었나보다 하고

엄청 속상해 하시더라ㅋㅋ..

아무튼 그렇게 훈련소에 들어가게 되고

정신없이 훈련받으면서 적응해 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나한테로 손편지 하나가 왔음

어떻게 알고 보낸 건지 그 애가 보낸 거였음.

생활관 동기들은 여자친구가 보내준 거냐며

부럽다고 하는데

나는 무슨 내용이 있을까 두려움반 설렘반에

읽기가 무서웠음.

편지를 읽어보니 내용이

나랑 헤어진 날 그 애는 미친 듯이 울었다고 함.

나의 말에 상처 받고, 내가 미운 것도 있었지만

자신의 이런 가난한 인생에 자괴감이 들어서

그저 울고 또 울었다고 하더라

특히 내 핸드폰 액정을 부셨을 때

‘이거 수리비용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 자신이

너무 혐오스러웠다고 함…

그러면서 헤어지고 나서 잠시동안은

그렇게 떠난 널 원망하기도 했고 미워하기도 했지만

사귀기 전, 우울하기만 했던 하루가

나와 만나면서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내 인생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였고

나랑 사겼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너도 나랑 사귀면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정말 고마웠다면서

“너도 몸 조심히 갔다오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

이렇게 마지막 안부인사를 들었다..

그 날 생활관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동기들은 내가 여자친구한테 차였다보다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그러고

나는 취침시간이 되어서도 누워서 눈물을 계속 훔쳤다.

그냥 너무 미안하고 이런 너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다는

내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고 싫어지더라..

그 뒤에 다시 연락하거나 할 생각은 전혀 못하고

너는 나에게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답장도 하지 않기로, 그냥 잘 살기를 바라기만 하기로 했다.

언젠가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한 번 사과할 기회가 생기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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