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진짜 남편때문에 폭발했습니다
남편은 가부장적인 아버지 성격입니다
그래서 부엌엔 한발자국도 안 들어옵니다
물 먹을 때도
“물 한잔 좀 부탁해~”이러고
제가 뭐 종노릇하려고 결혼한 거 아니잖아요?
그러던 중 어제 일이 터졌습니다
퇴근하기전 남편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나 1시간 뒤면 끝나는데
오랜만에 잡채랑 동태전같은 게 먹고 싶네..
준비해줄수있지? 라고 왔어요
근데 제가 어제 감기기운이 돌더니
결국 머리도 띵하고 너무 아파서 쉬고 있었는데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하는 말이 진짜…
아 욕나오네요 “그래? 그럼 하루종일 아파서
잡채도 못해놓은거겠네? 하는 순간..
당면을 불려서 저 인간 면상에
싸대기를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꾹 참고….
(남편은 먹는거에 유독 민감하게 굴어요..
그래도 제가 만들어주는 요리가 시어머니앞에서도
제일 맛있다그러고 넌 요리가 짱이라며..
퇴근시간이 니 요리때문에 기다려진다고 말할만큼…)
그럼 냉장고에 김치 조금 남은거있는데
밥이라도 볶아줄까? 자기 좋아하는 김가루 넣고. 하니까
정색을 하며 또 맨날 미역 아니면 김치라고.
냉장고에서 김치랑 미역 냄새밖에 안날거라고….
그리고 김치만 넣고 볶으면 너무 부실한거아니냐고
그럼 지가 나와서 햄이랑 다른 재료를 사오던가요…
저는 아파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약 사러 나갈 힘도 없어서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는데
아픈 사람이 겨우 힘내서 밥이라도 볶아준다는데
또 뭐가 못마땅한건지
아파서 예민해진 상태에서 소리 꽥 지르며
아 그럼 니가 나가서 쳐먹고오든가.
토씨하나 안틀리고 저렇게 말했습니다
남편은 당연히 그 말에 충격받았구요…
그러더니 아프다고해서 해도될말 못할말이 있답니다.
다 짜증나서 그냥 꺼지라하고
대충 입을 옷가지 몇개만 챙겨서 엄마집와서
아프다하고 쓰러지듯 침대에 누워 약 먹고
자다가 이제 일어나서 모바일로나마 작성해봅니다.
오랜시간 푹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몸은 좀 개운해졌는데 남편 꼴도보기 싫습니다
횡설수설 뒤죽박죽이지만 도와주세요…

추가
사실 제가 폭발하기 전날밤부터
남편은 하고있는 일이 잘 안돼는지
몇날 몇일 짜증을 냈어요
무슨 말만해도 사사건건 비꼬고 트집잡고…
평상시에는 그냥 넘길일을 일부러 꼬투리잡는 시어머니처럼
물 따라달래서 따라주니까 컵 방금 씻었어?
컵 씻고나면 물기 좀 닦아서 주지..
손에 다 묻잖아 정색하고..
밥을 차려주면 오늘 또 같은 국이야? 그리고
다음부턴 미역은 좀 빼줘… 라고 말하던가.
제가 요즘 산후조리한다고
원푸드 다이어트를해서 미역만 먹어요
미역을 평소에 좋아하기도 하구요
엄마가 매달 한박스씩 보내주세요
미역 데쳐서 초장 찍어먹는것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임신했을때도
미역만 몸에 잘 받길래 미역과 나는 운명이라는
웃긴 생각까지도 들었어요
근데 남편은 질릴수도 있겠다 생각해서
국만 2~3일 같은 국 내놓고
다 먹으면 다른 국 끓이거나 생선조림 반찬같은걸 내놔요
남편이 고등어 꽁치조림 뭐 그런
생선류들도 좋아하거든요
특별히 좋아하는 반찬들 일부러 꺼내놓고 만
약에 남편이 당일날 나는 콩나물국을 끓였는데
남편은 해물탕이 먹고 싶어한다.
이거 해달라 그럼 전 콩나물국은 식힌뒤
냉장고에 넣고 다시 해물탕 재료사러 시장가서
무조건 남편 일 마치기전까지는 해줘요
근데 시댁 말대로 제가 너무 오냐오냐했던 탓인지
점점 바라는 것도 많아지고 잔소리도 늘어나고…
햄을 구워달래서 구워주면 한쪽면 탔잖아~!
계란 프라이 3개 해달랬는데
실수로 세개중에 노른자 하나가 접시에 담다가 터지면
아 진짜… 정색을 하고 노려봅니다
저는 어이가 없고 가끔 빈정이 상해서 평소같으면
웃으며 실수했당~ 하고 넘길일을
저도 짜증이나서 그냥 좀 먹어.
담다가 터진건데 내가 뭘 어떡해? 라고 하면
밥 숟가락 딱 소리나게 식탁위에 던지듯 놓고는
밖에서 사먹을게 하고 나가버립니다
먹는걸로 쪼잔하게 이렇게 글 쓰는것도 좀 그런데
저 진짜 평소에는 눈팅만하지 글은 안쓰거든요?
지금도 얼마나 부아가 차오르면
모바일로 힘겹게 쓰고 있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