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런걸로 이혼한다하면
세상 사람 다 웃을거라네요
다들 웃을 준비하고 읽어주세요
오늘 쉬는날이라 남편은 티비보고 있고
저는 창장에서 뭘 꺼내다가
접시를 깼어요 깬건 문제가 아닌데, 제 손을
크게 베였구요 발등도 찢어져서
병원갔다와서 깨진거 치워놓고
그냥 라면이나 끓여먹자 했어요
제가 붕대감고있으니까 슬쩍 보길래
“오빠가 끓여줄거야?” 했더니
오늘은 내가 요리사 어쩌고하면서
냄비 꺼내길래
“따로 끓여줘~ 나 꼬들한거 먹기 싫어” 그랬어요
좀 짜증난것같은 뒷모습이었는데
그냥 냄비하나 더 꺼내길래 그러려니하고
대충 쇼파에 앉아있었는데 남편이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숟가락 젓가락 먹을 세팅 좀 해달라길래
알겠다하고 세팅한다음에
엄마 전화와서 괜찮냐 얘기하다가
괜찮냐 얘기하다 뭐 보험 얘기한다고 서류찾으러
안방갔다가 나오니 이제 막 라면 셋팅하고 있길래
일부러 우와~~ 라면이다 하고 가서 앉았더니
라면 두개가 똑같아요 계란도 들어가있고
그냥 군말없이 맛있겠다하고 한젓가락 드는데
면이 너무 꼬들하네요 그래서
딱 30초만 더 익혀야겠다~~
냄비들고 일어났더니
왜? 해줘? 이럽니다
이게 글로 표현이 안되는데
표정이랑 말투가 귀찮음+짜증+ 유난? 이런게
뒤섞인 표정으로 띠껍게 말하는데
하. 순간 그 얼굴보자마자 짜증나서
나 꼬들한거 안좋아하는거 알지않냐
계란들어간것도 싫어하는거 알지않냐
맨날해달라는것도 아닌데
이거하나 제대로 못해주냐 했더니
그냥 아무렇게나 먹으면되지
꼬들한거 먹는다고 죽냐 기껏 생각해서
쌔빠지게 끓여다 바쳤더니
덜 익었다고 들고 일어나냐 기분 더럽다 하네요
끓여다바쳐? 3년동안 살면서
니손으로 라면 끓여먹은적이 몇번이냐
난 너한테 매번 갖다바쳤다
근데 다른날도 아니고 지금 다쳐서
붕대칭칭감고 있는 사람한테 이거한번 해주는거
그거 제대로 못해주냐 했더니
그때부터 지가 칠칠맞아서 그릇깨놓고 큰소리다
주면 주는대로 먹는법을 모른다
어쩌고 한참 하다 하는 소리가
내가 버릇을 잘못 들였네 이럽니다
순간 잘못들었다싶어 뭐라고? 되물으니
자기가 버릇을 잘못들여서
내가 지금 이렇게 떽떽거리고 대드는거랍니다
그럼 니가 이제라도 딴사람만나서
버릇제대로 들여서 살라고
니깐놈이랑 못살겠으니까 이혼하자 했더니
어이없다는듯이 웃더니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고
너란 인간 할말이 없다고 나가버리네요
결혼하고 나서부터 라면 먹을 때
취향이 달라서 같이 끓여먹을때도 귀찮아도
저는 그냥 냄비에 따로 끓여서 내줬어요
끓여도 내가 끓이고 설겆이도 내가하는데
내가 귀찮더라도
내 입에 안맞는 라면은 먹기 싫었거든요
근데 저렇게 행동하니 참 어이가 없네요
생각해보니 아까 접시깨졌을때도
괜찮냐는 소리도 못들었네요
아 진짜 조심 좀 하지!
이 소리만 들었고
한숨 푹푹쉬다가 피나는거 보더니
같이 병원갔고 갔다와서도
바로 티비쪽으로 가려다가 아차싶던지
나한번보고 깨진 그릇들 보더니
네이버에 유리치우는거 검색하더니
궁시렁대면서 치워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