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에 여섯식구
(아빠, 엄마, 저, 오빠, 새언니, 조카)
짜장면 배달을 시켰어요
배달음식이 오면 신나니까
애들이 먼저 현관으로 뛰어 나갔는데
배달하시는분이 “안녕하세요” 인사를해도
조카가 멀뚱, “맛있게 드세요” 해도 가만히 있어서
아빠가 새언니랑 오빠한테
애를 어떻게 가르치냐고
인사 하는 거 안 가르치냐고
한마디 하셨는데
새언니가 여러번 볼 사람도 아니고
그냥 배달일 하는 사람이 인사하는 건데
짜장면 값에 배달요금도 다 포함되는 거라
별로 고맙지 않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어요
그러자 저희 아빠가 돈 좀 벌고 살만하니
사람이 사람으로 안 보이냐, 짜장면 값에
짜장면 값에 배달요금이 포함되어 있어도
배달 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 없으면
집에서 짜장면 못 먹는 거고
불어터진 짜장면 먹는거다
너희는 결혼하고 시작할 때부터
집 있으니 좋더냐
그거 내 집이고 그 집 없었으면
너희는 지금처럼 여유있게 못 살았을 거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1주일 후 오늘 아빠가
폭탄선언하셨어요, 집 내놓았다며 오빠랑 새언니한테
집 내놨으니 이사가라구요.
조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이사가면
지금 오빠 사는 집(아빠 명의구요)
판 돈 다 줄테니
오빠랑 새언니가 모은돈 합쳐서
큰 아파트로 이사가라고 하셨거든요.
근데 이제는 집 판 돈이고 뭐고 없고
그냥 나가라고…
부동산에 최대한 빨리 나갈 수 있게
복비도 넉넉히 주겠다고 얘기하고 오셨대요.
아까 저녁에 아빠 퇴근하시고 오시면서
혼자 결정하시고 부동산 들렀다 오셨는데
그러고는 오빠한테 전화 걸어 통보하셨어요.
그리고 엄마랑 저한테 얘기하시고.
내일 오빠랑 새언니 온다는데…
이렇게까지 아빠가 화내시고
갑자기 큰 결정 하실 줄은 몰랐어요.
오빠랑 톡 했는데, 모은 돈 별로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오빠도 걱정이구요.
하아…
추가
중간에 제가 요약해서 쓰느라
잘못 쓴 거 있는데 수정하거나 추가할께요.
엄마가 아빠한테 그냥 지금 사는 집에서
월세 내라고만 하지,
그렇게까지 매정하게 구냐
아빠는 안된다고 돈 없어 집 못 구해
얼마나 힘든지를 알아봐야 정신차린다고 하셨어요
후기
결국 그날 오빠랑 새언니 와서
잘못했다고 빌고 갔는데…
아빠도 한숨쉬며 말씀 더 하셨어요.
**애미야, 세상에 돈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없는 그런 사회가 됐다 한들
자식한테 인사는 똑바로 시켜야 되고,
돈 주고 일 시키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막 대하는 아니다.
지난번 1층 내려가서
**이(조카) 데리고 내려가서 분리수거 같이 하는데
너무 대충하길래
꼼꼼히 가르쳐 올라왔더니,
이상한 얘기를 하더라.
대충해도 돼, 어차피 경비아저씨가 다시 정리할거야.
정말 **이에게 그런 말 한 적이 있었던 거냐
지난번에는 집사람한테 전화를 걸어
**이(조카) 나무로 된 무슨 교구가 있는데
그게 2백만원이나 한다고 꼭 사서 가르쳐주고 싶다고 해서
집사람이 사줬다고 들었는데,
그게 정말 교육이 되는 것은 맞는 것이냐
이 세상에 돈만 주면 누군가 그 일을 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돈이 사람 위에 있는 것 같으냐
나중에 돈을 주어도 그 일을 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
찌하려고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지
난 도통 모르겠다. 너(오빠)도 마찬가지다.
너랑 **이(너) 그렇게 잘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너무 실망스러웠던 것 같다.
지난번 했던 말은 빈말은 아니다.
저희의 인생사적으로 급한 일이 생긴 탓에
부모된 마음으로 안타까운 마음에
그래도 얼마나 마음이 급하고
부끄럽고 불안할까 하는 마음에 일방적으로
둘째 거의 희생시키다시피 해서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물거품이 된 것만 같다.
지금 당장 집을 내놓기는 했지만 그
래도 집이 나가는데에는 시간이 얼추 걸릴 터이니
지금까지 둘이 모은돈으로만 해서
전세, 반전세, 월세 하는데까지 해서 구해봐라.
그래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산 지 5년인데
반전세 정도 얻을 돈은 있겠지.
처음에 약속했던 집 판 돈은
그냥 없었던 돈으로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너희집이 아니었지 않느냐.
그러고 보니 너무 우리에게 기대서
너희가 편하게 살아왔다고만 생각이 든다.
대충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가슴이 아파요. 오빠 걱정 많이 되구요.
원래 오빠랑 저, 아빠한테
엄청 많이 혼나면서 자랐어요.
짜장면 먹고 뒷처리는 보통 제가 하는데,
설거지까지는 아니여도 음식물은 따로 처리하고
냅킨 같은 걸로 기름기는 제거하고
그릇만 해서 봉지에 싸서 내놓거든요.
아르파이트도 말 그대로 정당한 아르바이트
순수 노동으로 하는 아르바이트 추천해 주셨고
조금이라도 도리에 어긋나면
진짜 집에서 쫓겨날 정도로 혼났구요.
(속으로 뒤지게 혼난다는 표현을 쓰곤 하죠)
오빠도 취직해서 자리잡고
와이프에 아이 예쁘게 크고
집 있고 안정적으로 사회생활 되니까
살짝 마음이 풀어진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안타까워요.
함께 아빠한테 혼날때는 진짜 아빠 존경해야지,
아빠 멋진분이야
이런 얘기 서로 정말 많이 했었거든요…
아빠… 힝 ㅠㅠ
아빠 며칠 사이에 너무 속상해 하시는 거 같아서
제가 다 속상하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추가
제가 희생했다는 얘기 궁금하신 분들 있어서
추가로 글 남겨요!
원래 저희집은 광역시 주변
**시에 살고 오빠랑 저는 광역시에 있는
각각 다른 대학을 다녔어요.
바로 옆 붙어있는 지역이긴한데
너무 통학하기 힘들어서
오빠 군대 다녀오고
오빠랑 저랑 같이 사는 조건으로
학교 주변에 전세 마련해 주셨고
(좀 비쌌어요)
정말 필요한 것들만 채워주셨어요.
집에서 통학하려면 왕복 2시간반인데,
광역시 들어와 왕복 1시간에
학교 다녀서 너무 좋았는데,
오빠 졸업하자마자
저 아직 졸업하려면 1년 남았는데 혼전임신 ㅠㅠ
전세 마련해 주시면서
꼭 필요한 것만 채워주셨고, 더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님 생각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안 사주셔서
제가 알바랑 용돈 모아서 산 것들이 꽤 있었어요.
물론 오빠랑 같이 산 것도 있구요.
그런데 오빠는 졸업하고 취직하자마자
모은 돈 없이 혼전임신 해서 결혼은 해야하고 어째요.
새언니는 저보다 1살 많은데
졸업과 동시에 임신한 상태였고
큰 돈 모은 상태 아니었으니
새언니가 저랑 오빠랑 살던 집으로 들어와
신혼살림 차리고 제가 집으로 다시 들어갔어요.
정말 제 옷이랑 책만 들고 나오고
오빠랑 살면서 마련한 재미있게 산 것들 예를 들면
미니화장대 같은거 하나도 못 들고 집에 왔어요 ㅠㅠ
얼마나 서러웟는지 몰라요.
하지만 그렇게 놓고 오지 않으면
마땅히 오빠도 새언니도
집도 혼수도 할 형편이 안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학교 근처에 있는 전세다 보니
오빠랑 새언니가 CC라서 그냥 살기가 좀 뭐했는지
다른 집으로 옮기고 싶다고 해서
그 전세를 빼서 더 비싸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길래
오빠한테 한마디 했죠.
지금 전세 빼서 더 큰 전세 갈 돈이 어딨냐,
부모님 생각도 좀 했음 좋겠다구요.
오빠도 우리가 어떻게 컸는데
내가 그럴거 같냐고 걱정말라길래 걱정 안했죠.
아빠는 오빠한테 일단 가지고 있는
1억 넣고 아빠가 남은 대출 7천 해서
그 집 전세 마련해 주마.
대신 그 대출 내가 갚아서 너 주려고 하는 거니까
내 명의로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손주 태어나 학교 들어갈 때
아파트 팔면 다 너희 줄테니,
그 때까지 얼마나 벌수 있을 지 애 키우면서 한번 고생해보고 ,
그 가치가 얼마간의 금액이 되어 모아졌을 때
지금 내 명의로 된 1억 7천짜리 아파트
모두 판 돈 너희 줄테니 거기에 너희가 모든 돈 합쳐서
너희가 그렇게 원하던
너희집 가지는 거 더는 뭐라고 안하겠다.
그건 너희가 노력한 값이라
인정하고 줄 거니까 말이다.
==> 여기에서 전세 마련해주겠다고
하신 부분 제가 잘못 썼어요.
7천 더해서 21평 아파트 사주신 거 맞아요.
오빠랑 새언니가 가고 싶다고 했던
아파트는 28평 1억 7천으로 전세였고,
아빠가 결국 사주신 아파트는 거기에서
10분 떨어진 21평
1억 7천으로 살 수 있는 곳이었어요.
많이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