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언니집에
(언니는 임신중인 상태입니다)
김치랑 고추장 주러 갔다가
언니를 오랜만에 봐서
같이 간식 먹으며 수다떨고 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언니 시어머니가 오시더니
제 눈치를 슬쩍보고 이것저것 트집을
트집을 막 잡으시더라구요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는 차에
같이 점심이나 먹고 가라해서 기다렸죠
근데 언니 시어머니가 냉장고를 열더니
무슨 과일이 이렇게 많냐며 트집을 잡더니
“남편 벌어온 돈으로 먹고 싶은 거 다사냐?
으이구 이 식충이!”라고 하면서
언니 등짝을 확 때리시는거에요
제가 너무 놀라서 숟가락을 떨어트렸는데
저희 언니 시어머님이 절 쳐다보더니 하는 말이
과일은 먹을만큼 사두라고 하고는
제 눈치 쓱 보더니
다시 앉으셔서 식사를 하더라구요
언니는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말 못하는데
보니까 한두번 그러시는것도 아닌거 같고
언니는 제 앞에서 그런 모습 보인게 많이 창피한가봐요
밥 먹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지더라구요
화도 나고 마음같아선
국그릇을 사돈얼굴에 던지고 싶었어요
안울려고 엄청 애썼는데 임신했는데
핼쑥한 언니 얼굴 보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막 줄줄 나더라구요
사돈도 제가 왜 우는지 아니까 분위기 완전 싸해지고
급하게 식사 마무리 하고는
은행 가셔야한다고 서둘러 나가버리시더라구요
언니랑 둘만 남고 제가 소리내서 우니까
언니도 같이 울었어요
안좋은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언니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왜 언니가 미안해하나요
자기 아들이랑 결혼한 사람한테
어떻게 저런식으로 말해요?
더군다나 뱃속에 아기도 있는데 때리다뇨..
언니가 원래 과일 좋아해요.
근데 냉장고보니까 방울토마토랑 딸기 밖에 없는데
무슨 과일이 많다는거에요?
언니랑 저랑 10살 차이나서
저한테는 엄마나 다름 없고
부모님한테도 늘 자랑스럽고 예쁜 첫째딸인데..
처음부터 다 마음에 안들었어요.
언니보다 나이도 많고 돈도 훨씬 못버는 형부가
제 눈에도 별론데 부모님 눈에는 오죽하셨을까요
그래도 언니가 좋다해서 결혼시켰구
부모님은 사위는 백년손님이라고
지금은 엄청 잘 챙겨주세요
근데 형부 집에선 우리 언니를 식충이 취급하네요..
이런데 제가 안속상할수가 있나요?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언니 아직도 젊고 예쁜데다가
애기만 없으면 더 좋은곳으로 새출발하고도 남아요.
신혼집도 언니명의고 막말로 형부는 몸만 왔네요
돈도 쥐꼬리만큼 벌면서
그돈으로 언니가 뭘 그리 많이 사먹을 수 있을까요?
언니가 일 그만둔지 이제 두달 다되가요.
아직 얼마 되지도 않았고 언니 임신했다고
몸에 좋은 한약이며 음식이며
다 우리부모님이 해주시고
형부쪽에선 해주는거 하나도 없구요
언니 대학병원 간호사여서
돈도 형부보다 훨씬 더 잘벌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에요
언니 뱃속의 아이가 저한테 조카가 되겠지만,
저는 태어나지 않은 조카보다는
언니가 더 귀하고 소중해서 ㅠㅠ
애기한테 이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더 늦기전에 지우고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언니 병원에서 인턴하던 의사랑
결혼했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쌤이 언니 되게 좋아했거든요..
물론 언니는 형부랑 사귀던 중이라 거절했지만
대체 언니가 왜 형부를 만났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집안에서 구박 받으며 사는것도 이해 못하겠어요
부모님한테 말하면 어휴.. 집안 난리 날거에요. 어떡하죠
…
울언니 인생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전 형부랑은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